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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에 넘어간 아파트를 세입자가 직접 낙찰받는 비율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낙찰된 아파트 중 경매에 넘어간 아파트를 임차인이 낙찰받은 건수는 총 92건으로 전체의 5%에 달한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로 당시 1.1%에서 2010년 2.3%, 지난해 4.9%로 매년 늘고 있다.
임차인이 경매에 뛰어드는 사례가 증가하는 것은 전세가율이 높아진 탓이다.
올 2월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은 64%를 넘어섰고 일부 지역은 70%를 돌파하기도 했다. 즉 전셋값과 매맷값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선순위 대출이 과도한 경우 후순위 권리를 갖는 임차인의 보증금 손실도 우려된다.
이 경우 경매에 나온 집을 임차인이 낙찰받는 것이 낫다. 임차인이 낙찰받게 되면 보증금과 낙찰잔금을 상계처리할 수 있어 잔금 납부 시 부족한 금액만 내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매에 나온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위시티블루밍5단지아파트(전용 101.9㎡)의 경우 감정가 5억2000만원에서 1회 유찰 후 지난 1월 23일 감정가의 70.7%인3억6779만원에 임차인이 낙찰받았다. 이 임차인은 전세보증금 2억원에 전세계약을 맺고 있었다. 선순위 은행 채권액이 3억3000만원이어서 이 금액보다 낮게 낙찰되면 보증금 2억원 중 일부를 돌려받지 못할 상황이었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전셋값이 오르다 보니 임차인이 낙찰받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경매로 낙찰받으면 다른 응찰자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서 시세보다 저렴하게 낙찰 받을 수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사례가 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