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변호인 데이비드 넬슨, '특허 침해 주장 구체적 반론 펼쳐'


애플과 삼성전자 간 제2차 특허소송 1심 최후변론에서 양측 변호인이 배심원단을 상대로 서로에 대한 실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미국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지원에서 29일(현지시간) 진행된 최후변론에서 애플 측 변호인 해럴드 맥엘히니는 삼성 측 변호사가 증언조서(deposition)에서 언급한 면책조항(indemnification) 관련 내용을 문제삼았다.

맥엘히니는 "삼성 측은 구글 임원들이 마치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disinterested party)인 것처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며 이번 재판에서 문제가 된 특허들에 대해 구글과 삼성 사이에 비밀 면책 약정이 체결돼 있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 비밀 면책 약정의 존재를 배심원들에게 알린 것이 애플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반면 삼성전자 측은 애플이 증거를 왜곡해 삼성을 '모방자'로 몰아가고 있다고 맞섰다.

삼성 측 변호인들은 또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는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한다"고 설명하고 애플 측이 주장하는 특허가 애플이나 삼성 스마트폰의 판매에 결정적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없다며 배심원을 설득했다.

삼성 측 변호인 빌 프라이스는 이번 소송이 ‘억지로 만들어진 사건’(made up case)이라며 애플 측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애플 측이 증거로 제시했던 삼성전자 내부 ‘디자인의 위기’ 등 문건의 해석이 “잘못됐다(misinterpreted)”고 설명했다.

문건들에 실린 “아이폰 같은 것을 만들자” 등의 내용은 통신사들의 의견을 인용한 것이지 삼성전자가 고의로 아이폰을 베끼려고 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

프라이스는 이번 사건에서 애플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특허는 모두 기본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에 포함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구글에 책임을 돌리려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소프트웨어가 독립적으로 개발됐다는 점을 보여 주기 위해 구글 임직원들을 증인으로 내세운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그는 아이폰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애플 내부 문건을 배심원들에게 보여 주면서 “왜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지 그들(애플)은 알고 있었다”고 역공에 나섰다.

가격이 낮고 화면이 큰 전화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시장의 니즈였고, 바로 이것이 삼성의 전략이었다고 프라이스는 설명했다.

이어 등장한 삼성 측 변호인 데이비드 넬슨은 문제가 된 특허들의 기술적인 측면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애플 측이 내세우는 특허 침해 주장에 구체적 반론을 폈다.

그는 애플 측 특허들에 대해서는 선행 기술이 존재했거나, 애플이 아이폰에 이 특허들을 실제로 사용하지 않고 있을 수 있고, 특허 자체가 무효라는 요지의 주장을 펴면서 근거를 차례로 제시했다.

그는 또 애플 측이 제시한 미국 특허상표청(USPTO)의 판단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배심원들 스스로가 특허의 유효성에 관해 독자적으로 판단을 내릴 권한이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최후변론에 4명의 변호인을 차례로 내세우기로 했다.

이날 최후변론은 본소원고 애플이 먼저 나선 후 본소피고 겸 반소원고 삼성이 변론하고 반소피고 애플이 마지막 변론을 펴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