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이방인'의 본격적인 서막이 올랐다. 

지난 6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닥터 이방인'(연출 진혁, 극본 박진우 김주) 2회에서는 박훈(이종석)이 연인 송재희(진세연)와 함께 천신만고 끝에 망명을 시도하지만 북한공작원들에 의해 끝내 저지당한 뒤 홀로 남한에서 생활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눈길을 끈 건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무대로 박훈이 북한공작원과 펼친 필사의 추격전이었다. 북한 당국의 외화벌이를 위해 차출됐지만 실은 재희와 망명하기 위해 부다페스트행을 택한 박훈은 이를 막으려는 차진수(박해준)와 북한 특급 요원들을 상대로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했다. 이 과정에서 오토바이 액션신을 비롯해 카체이싱 등이 현란하게 펼쳐지며 블록버스터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을 만큼의 영상미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액션신이 박진감 넘치는 화면 전환과 짜릿한 볼거리로 눈을 호강시켰다면 멜로 감성은 이날 '닥터 이방인'의 애틋하고도 절절한 정서를 지배했다. 재희를 살리기 위해 의술을 발휘해 그녀의 심장을 잠시 멈추게 한 박훈은 이후 그녀의 심장박동을 다시 깨운 뒤 자신의 오토바이에 태워 목숨을 건 사랑의 도피행각을 감행했다. 천신만고 끝에 대사관 앞에 당도했지만 장석주(천호진)의 술수로 망명에 실패한 뒤 아슬아슬한 다리 위 난간에 몰려 생사를 결정짓게 된 두 사람.

이때 재희가 박훈을 대신해 북한공작원이 쏜 총탄을 맞게 됐고, 두 사람은 결국 이별했다. 다리 아래로 떨어지려는 재희를 붙들고 눈물을 쏟으며 끝내 손을 놓지 못하는 박훈의 절규는 이날 '닥터 이방인' 최고의 명장면으로 손꼽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응축된 감정의 폭발로 이어지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북에서의 스토리가 공들인 액션신과 애틋한 멜로 감성으로 정서를 자극했다면, 남한에서의 이야기는 분위기를 싹 바꿔 위트 있는 '코믹 터치'로 또 다른 재미를 추가했다. 홀로 남한으로 망명한 박훈이 2년의 세월이 흐른 뒤 북에서의 무겁고 차가운 모습과는 정반대의 분위기로 등장했기 때문. 

'가리봉 의원'을 차린 뒤 병원을 찾기 힘든 조폭들을 상대로 진료하며 돈을 끌어 모으는 데 혈안이 된 박훈의 남한 정착 스토리는 변신이 주는 커다란 갭만큼 그간의 말 못할 사연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키는 대목이었다. 특히, 재희와 그렇게 이별하고도 수용소에 갇힌 자신의 사랑을 집요하게 찾아내 어떻게든 되찾겠다고 다짐하는 박훈의 모습에선 순애보적 사랑과 더불어 한층 능숙하게 달라졌을 박훈 캐릭터의 변신을 기대케 했다. 

여기에 새로운 인물로 명우대학교병원 최고의 의사 한재준(박해진)이 카리스마 넘치게 등장하며 메디컬 장르의 쾌감을 기대케 하는 것은 물론, 총리 장석주의 수술을 둘러싼 의사들의 갈등과 정치 스토리에 대한 호기심 또한 높이며 앞으로 '닥터 이방인'이 펼쳐나갈 본격적인 이야기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와 탁월한 연출력으로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한 SBS 월화드라마 '닥터이방인'은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닥터이방인' 이종석, 사진=아우라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