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연맹 '2014 소비자 평가 좋은 은행' 순위 발표금융사고 등 비계량적 평가 빠져… 금융소비자 인식과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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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관련 시민단체가 '좋은 은행' 순위를 발표했다. 하지만 극심한 노사갈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은행과 고객 개인정보 유출로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은행이 상위권을 기록하는 등, 금융소비자의 일반적인 정서와는 다른 결과인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금융소비자연맹(대표 조연행, 이하 '금소연')은 2014년 소비자평가 '좋은 은행' 순위를 8일 공개 발표했다. 이 순위는 국내 17개 은행의 공시자료를 종합 분석 평가한 자료다.금소연에 따르면, 이번 평가에서 신한은행이 전 부문에서 고른 점수를 얻으며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2위와 3위는 건전성과 안정성이 우량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국민은행도 비교적 높은 점수를 얻으며 4위에 이름을 올렸다.특히 SC은행은 전년 8위에서 3위로 5등급이 상승했으며, 국민은행도 전년 6위에서 4위로 2단계 올라선 반면 대구·부산·광주 등 지방은행 순위는 전체적으로 크게 하락했다.하지만 이 같은 평가는 일반적인 국민 정서와 차이가 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금소연 평가에서 2위를 차지한 씨티은행은 최근 56개 점포폐쇄를 결정하며 노조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으며, 지난달 2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3년도 금융회사 민원발생평가' 4등급이라는 저조한 성적을 받았다.3위를 기록한 SC은행도 마찬가지다. 이 은행은 '금융회사 민원발생평가'에서 낙제점인 5등급을 받았다.두 외국계 은행은 최근 고객 개인정보 유출로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금융기관이기도 하다.반면, 민원발생평가에서 8년 연속 1등급을 받은 대구은행을 비롯, 광주(1등급)·부산(2등급)·전북(2등급)·경남(2등급) 등 지방은행은 금소연 조사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금소연은 이번 은행평가에서 안정성(40%)·소비자성(30%)·건전성(20%)·수익성(10%)의 4개 항목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씨티은행의 경우, BIS자기자본비율과 대손충당금 적립율에서 각각 14.73%와 2.05%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런 건전성 수치만으로 '좋은 은행'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이번 조사결과가 금융소비자의 보편적 정서와 다르다는 지적과 관련, 강형구 금소연 금융국장은 "이번 평가는 계량적 수치를 기준으로 한 탓에, 대형 금융사고 등 비계량적 평가는 빠져 있다"며 "앞으로 실시할 조사에서는 금융사고 등에 대한 평가도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와 다른 이유에 대해서는 "금감원 조사는 민원 발생 건수만을 기준으로 한 반면, 금소연의 조사는 안정성·건전성 등 여러 지표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