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장비 보완에도 유사시 불시착이 최선
  • ▲ KC-100.ⓒ국토교통부
    ▲ KC-100.ⓒ국토교통부


    2016년부터 공군조종사 양성에 국산 소형항공기 KC-100(나라온)이 활용되는 가운데 이 항공기가 초짜 파일럿에게 얼마나 안전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공군이 공군사관학교 생도의 기초비행훈련에 활용해온 러시아산 T-103이 2011년 6월 연료장치 결함으로 추락해 비행교관과 생도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 사고가 신형 기종 도입 결정의 배경이 됐기 때문이다.


    ◇경고등 설치 등 안전 장비 보완


    KC-100은 T-103에 비해 안전 관련 장비가 보완됐다는 게 국토교통부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설명이다.


    T-103은 옛 소련에 빌려준 경협차관을 러시아제 무기로 대신 받은 '불곰사업'에 포함돼 2004년 총 23대가 도입됐다.


    그러나 이 기종은 전 세계적으로 60대밖에 운용되지 않아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고 가동률도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제기돼왔다.


    KAI 관계자는 "T-103은 구닥다리 싸구려로 조종석에 경고등이 하나도 없어 엔진이 정지해도 사전에 (기체 이상 등) 위험을 감지하기가 어렵다"며 "KC-100은 황색·적색 2종류의 경고등이 설치돼 사고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민간항공기로서 전투기처럼 별도의 탈출장비는 없지만, 엔진 정지나 기체가 뒤집어졌을 때 자동활공과 스핀회복 능력도 탁월하다는 설명이다.


    KAI 관계자는 "시제기 개발 단계에서는 조종사가 낙하산을 메고 시험비행을 했었다"며 "(학생 조종사 안전을 위해) 공사에서 낙하산을 메고 비행훈련에 임하도록 운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낙하산은 사실상 무용지물…유사시 불시착이 최선


    KC-100이 T-103보다 안전 관련 장비가 보완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낙하산을 메고 조종간을 잡을 수도 있지만, 조종사 안전을 담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특히 KAI측 설명과 달리 낙하산은 유사시 초보 조종사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보통 공사의 비행실습이 고도 5000피트(1524m) 상공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낙하산 작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고도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KC-100이 T-103과 같이 날개가 기체 아래쪽에 붙어있는 로우윙 구조여서 유사시 낙하산을 이용하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견해다.


    한경근 한서대 항공부총장은 "로우윙 구조 소형항공기에서는 날개를 밟고서 빠져나와야 하는데 추락속도 등을 고려할 때 (날개가 기체 상부에 붙어있는) 하이윙보다 더 어렵다"며 "낙하산이 더 위험할 수 있고 엔진이 멈춰도 활공이 가능하므로 안전한 곳에 불시착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생도들의 초기 교육 대부분이 비상착륙 연습에 할애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다.


    공군본부 관계자도 "T-103 이전의 실습기는 하이윙 구조였기 때문에 조종사들이 실제로 낙하산을 메고 탑승했다"며 "하지만 로우윙인 T-103은 사실상 쓸모가 없어서 낙하산을 메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공사 관계자는 "KC-100이 T-103보다 안전한 기종이라고 해도 평소 철저한 정비와 반복적인 훈련으로 위급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