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외환보유액은 3609억1000만달러연간 유지비용 올 보육예산 2배보유액 적정 규모 정해진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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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환보유액이 또다시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외환보유액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외환보유액은 3609억1000만달러로 한달 전보다 50억7000만달러 늘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7월 3297억1000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11개월째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한 국가가 가지고 있는 외환채권의 총액으로, 달러·유로·엔화 등 외환은 물론 금도 포함된다. 주로 국제수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준비금의 역할을 한다. 외환위기 이후 자본시장 개방도가 높아지면서 외환보유고 규모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넉넉한 외환보유고는 환율방어의 수단이 되지만 방어수준을 넘어선 외환보유액은 오히려 부담이 된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외환보유액이 원화강세를 지속시키면서 수출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입지를 좁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환보유액을 유지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4월 공개한 '2013년 한국경제 연례 협의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외환보유액 유지비용이 연간 약 7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0.6%에 달하고 2014년 보육예산의 두배에 해당한다.

    외환보유액의 국제 공통 적정치는 딱 잘라 판단하기 어렵다. IMF는 단기외채(만기 1년 이내 외채)와 외국인 증권 투자 잔액, 통화량, 수출액 등을 반영해 기준치의 100~150%를 적정 보유량으로 권고한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이 기준치의 130% 수준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의 기준은 다르다. BIS는 3개월치 수입액, 단기외채, 외국인 증권 투자액의 3분의 1을 합한 금액을 기준으로 삼는다. 한국은 이 기준으로는 권고치에 못미친다.

    적절한 외환보유액 규모를 판단하기 어려운 영향일까, 한국을 포함한 각국은 외환보유액을 그동안 꾸준히 늘려왔다. 한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0억달러 선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은 3600억달러를 넘어섰다. 외환보유액 상위 10위권 국가 중 홍콩을 제외하고는 모두 잔액이 증가하는 추세다.

    한 경제전문가는 "한국의 경우 대외 의존성이 높은 소규모 경제에다 북한변수, 과거 외환위기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외환보유액이 과도학 많다고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