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는 이미 1인자…합병하면 변액보험도 판매 가능
  • 생명보험업계 자산순쉬 4위인 농협생명이 우리아비바생명과 올해 안으로 합병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생보업계 '빅3' 구도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3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3월 기준 생보업계 총자산은 삼성생명이 194조758억원으로 가장 많고, 한화생명(83조6060억원), 교보생명(75조1415억원)이 뒤를 이었다. 농협생명은 총자산이 48조1401억원으로 4위에 해당한다. 농협생명이 우리아바비생명의 자산 4조5851억원을 가져간다면 자산 52조7252억원으로 늘어난다.

    합병 후 농협생명의 총자산이 3위사인 교보생명과 20조원 이상 차이가 나지만 빅3를 위협할 수 있는 이유는 최근 농협생명의 상승세 때문이다. 우리아비바생명과의 시너지 효과도 발생한다면 그동안 고착된 빅3 판도를 충분히 뒤엎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 방카슈랑스 1인자, 이미 빅3 구도 흔들

    농협생명은 최근 실적만으로도 이미 빅3 구도를 깨뜨리고 있다. 지난 3월 월납초회보험료에서 273억7000만원을 기록, 한화생명을 제치고 삼성생명(317억2000만원)의 뒤를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했다.

    농협생명이 높은 실적은 기록했던 이유는 대규모 정보유출 사태 이후 전화영업(TM)이 침체되면서 방카슈랑스 채널이 급부상한 탓이다. 이 회사는 전국 농·축협 단위조합 4500여개, 농협은행 지점 1100여개, 농협증권 5개 등 전국에 자사 보험상품을 팔 수 있는 방카슈랑스 채널이 5600여개가 넘는다.

    압도적 1위의 방카슈랑스 채널을 활용한 농협생명은 3월 실적의 84% 가량을 방카슈랑스에서 이뤄냈다.

    우리아비바생명은 우리은행과 우리금융 산하 지방은행인 경남은행, 광주은행 뿐만 아니라 대구은행, 부산은행에서도 방카슈랑스 영업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협생명과 우리아비바생명이 합쳐질 경우 농협생명의 지방 판매 채널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 우리아비바 먹으면 변액보험 팔 수 있어

    농협생명은 지난 2012년 3월 출범 당시 25%룰(은행에서 판매하는 한 보험사의 상품 비중이 25%를 넘을 수 없도록 한 규정)을 유예받는 대신 5년간 자동차보험, 퇴직연금, 변액보험 시장에 진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우리아비바생명은 변액보험 판매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어 양사의 합병 시 변액보험 판매가 가능해진다. 현재 3종의 변액보험을 판매 중이다.

    지난 2013년 12월말 누적 변액보험(특별계정) 신계약 건수는 72만228건이며, 이 중 우리아비바생명의 신계약 건수는 3291건(0.46%)에 불과하다. 변액보험 신계약 금액도 전체 49조8665억원 중 4086억원(0.82%)에 불과하다.

    하지만 농협생명의 강력한 판매망과 연계된다면 '최다점포+상품 라인업 강화' 라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변액보험의 판매량도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농협생명이 우리아비바생명과 합병한 후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농협생명의 설계사 수는 2849명으로 1만명이 넘는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생명보다 현저히 적다. 5000명대인 ING생명·메트라이프생명·미래에셋생명과 비교해도 한참 떨어진다.

    우리아비바생명 설계사 1304명을 흡수하더라도 규모가 5000명이 되지 않아 빅3 등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에 인력 충원이 유력시 되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농협생명이 약점으로 지적됐던 설계사 채널을 대폭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변액보험 등의 영업을 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해 빅3 구도 파괴가 현실화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