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디스플레이, 이노텍 등 차 부품시장 진입 성공각 회사별 '전략적' 접근… 차세대 먹거리로 '우뚝'
  • ▲ LG계열사가 자동차 부품 시장서 저마다의 전공을 살려 진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 LG계열사가 자동차 부품 시장서 저마다의 전공을 살려 진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LG가 자동차 부품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세대 산업으로 자동차가 떠오르자 전자와 부품 계열사들은 저마다의 전공을 살려 시장공략에 나선 것이다. 

LG전자는 자동차에 스마트폰 관련 기술을, LG디스플레이는 계기판 등에 디스플레이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LG이노텍도 해외에 자동차 부품공장을 짓는 등 숨가쁜 행보를 시작했다. 

그룹 차원에서 자동차부품을 주력 사업 중 하나로 꼽으면서 나타난 변화다. 전자와 부품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면 시장서 LG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3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전자, IT, 디스플레이, 화학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태생부터 다른 업체들이 자동차 시장으로 쏠리는 이유는 성장가능성에 있다. 

일반 자동차에서 전기차, 스마트카 등으로 진화하면서 향후 자동차 부품 시장은 매년 30% 이상씩 성장한다는 업계의 분석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을 먼저 읽은 LG그룹은 계열사의 역량을 집중시켜 차세대 자동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구본준 부회장 진두지휘… VC사업부 출범 후 성과 드러나 

자동차 사업에 횃불을 당긴 이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자동차 관련 조직을 강화하고, 직접 사업을 챙기며 꼼꼼하게 준비를 해왔다. 

LG전자의 자동차 부품 사업을 총괄하는 'VC(Vehicle Components) 사업본부'는 출범 1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및 전자업체들의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개발 연합인 OAA(Open automotive Alliance)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올해 초 출범한 OAA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의 커넥티드카를 개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결성됐으며, 아우디, GM, 혼다, 현대·기아차와 구글, 엔비디아 등이 가입돼 있다. 스마트폰 주력 OS인 안드로이드를 자동차에 투입해 차량의 연결성을 강화하자는 것이 목적이다.

LG전자는 커넥티드카 기술을 실제로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25일부터 26일 이틀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개발자회의에서 구글의 새로운 프로젝션 표준 기술을 적용한 차량용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디스플레이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음성과 영상을 송출하는 기술을 시연한 것이다.

OAA 가입을 계기로 글로벌 완성차, 전자·IT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해 커넥티드카 부품 시장서 영향력을 넓혀간다는 게 LG전자의 계획이다.

차세대 제품개발, 공장건설 등 투자 적극적 

전자 부품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제품개발과 시설 투자에 적극적이다. 먼저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 부품 사업의 '파이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10년 전부터 자동차 업계에 LCD 디스플레이를 제공해오면서 쌓은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디스플레이 부품 영역을 넓혀가겠다는 의지다. 

성숙기에 접어든 TV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과 달리 자동차 시장은 그야말로 개척할 수 있는 신시장으로 꼽힌다.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의 적용 범위가 점점 확대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차량 중앙에 위치한 내비게이션, 차량 정보 등을 보여주는 CID(Center Information Display, 중앙 정보 디스플레이)를 기본으로, 주행상태와 동작 정보를 표시하는 계기판(Cluster), 뒷좌석에 장착되는 엔터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주행 상태 및 간이 내비게이션 정보를 보여주는 전방 표시 장치(Head Up Display) 등으로 활용도가 넓어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차세대 시장으로 꼽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는 적용 범위가 많지 않지만 향후 10년 뒤 디스플레이가 주요 차 부품으로 등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시장을 노리고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용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 뛰어들었다. 기존에는 국내외 자동차 업체에 CID용 LCD 디스플레이를 제공해왔는데, 올 하반기에는 LCD 다음 단계인 플라스틱 OLED나 투명 디스플레이 활용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 ▲ LG이노텍은 26일(현지시간) 멕시코 중부 께레따로(Queretaro)주 산 후안 델 리오(San Juan Del Rio)시에서 차량 전장부품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LG이노텍 제공
    ▲ LG이노텍은 26일(현지시간) 멕시코 중부 께레따로(Queretaro)주 산 후안 델 리오(San Juan Del Rio)시에서 차량 전장부품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LG이노텍 제공

  • LG이노텍도 자동차 부품 시장에 대한 시설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26일 멕시코에 첫 차량 전장(전기·전자장치) 공장을 준공한 LG이노텍은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멕시코 공장에서는 변속, 제동, 조향 모터 등 자동차의 주행성능과 안전성, 편의성에 직결된 핵심부품을 생산한다. 

    전자 소재·부품사업에서 45년간 집중해온 LG이노텍이 그룹 내 자동차 부품 사업 전략에 따라 차량 전장부품으로 새로운 날개를 펴게 된 것이다. LG화학는 이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서 글로벌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룹 계열사들이 자동차 부품시장서 성공적인 첫발을 내딛자 업계에서는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