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90% 의존, 일방적 계약 해지는 부당"
"다양한 시도 인정해야...지배력 남용 시각 과해"
  • ▲ ⓒ카카오톡 홈페이지 캡처
    ▲ ⓒ카카오톡 홈페이지 캡처

벤처 카카오가 갑을 논란에 휘말렸다. 심지어 협력업체로부터 공정래위원회에 신고당하기까지 했다. 

지난 3일 SK플래닛과 윈큐브마케팅은 "카카오톡이 시장 지배적 지위를 가지고 모바일 상품권 시장을 독점하려 한다"며 불공정 거래를 이유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더 이상 카카오는 작은 기업이 아닌 모바일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에 위치한 것이다. 
  • ▲ 모바일상품권 유통 구조ⓒ미래부
    ▲ 모바일상품권 유통 구조ⓒ미래부
  • ◆SK, KT 계열사에 '시장 지배적 사업자' 된 카카오 

    카카오는 지난 2011년부터 카카오톡 이용자들끼리 케익, 음료 등의 선물을 전할 수 있는 선물하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는 이들 상품에 대한 유통·결제를 직접 담당하지 않고 SK플래닛(기프티콘), KT엠하우스(기프티쇼), 윈큐브마케팅(키프팅), 쿠투(CJ E&M)을 통해 진행했다. 

    문제는 지난 1일부터 카카오가 독자적으로 모바일 상품권 사업을 진행하면서 크게 불거졌다. 모바일 상품권 시장은 2010년 592억원, 2011년 890억원에 이어 지난해 1413억원에 달할 만큼 크게 성장했다. 이렇게 모바일 상품권 시장이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가 큰 역할을 했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점유율의 82%를 차지하고 있는 카카오톡에서 모바일 상품권 유통의 90%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모바일 상품권 시장에의 카카오톡 비중이 커진 상황에서 카카오가 독자적으로 모바일 상품권을 판매하겠다고 나서자, 그동안 카카오톡에서 모바일 상품권을 유통하던 업체들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 남용'을 이유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카카오는 이번 일에 대해 "그동안 이용 기간이 지난 교환권을 환불하거나 연장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직접 요청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고, 기간이 지난 교환권을 환불하지 않아 발생하는 소비자 손해를 없애자는 차원에서 직접 운영키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사전에 예고한 내용이고 계약 기간이 지나 연장하지 않은 것이지 일방적으로 내보낸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SK플래닛과 윈큐브마케팅은 공정위에 카카오를 신고한 상태며, KT엠하우스는 검토중에 있다. CJ E&M의 경우 모바일 상품권 자체적 매출이 크지 않은데다 계약상 문제가 없어 이에 동참하지 않았다. 

    ◆ 논란을 둘러싼 또 다른 시선들

    현재 카카오의 모바일 상품권 독자 운영 결정을 두고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불공정 거래'라는 시각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카카오톡 모바일 상품권 유통 사업으로 매출의 최대 90%까지 의존하고 있는 만큼 카카오와의 계약 종료는 생존을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카카오가 강조하는 모바일 상품권에 대한 이용자 편의 측면은 이미 해결했는데도 불구하고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한 일방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SK플래닛 측은 "정부의 모바일 상품권 환불 가이드라인 시행 이후로 문제에 대한 보안을 마무리 한 상태"라며 "올 초 카카오의 계약 종료 통보 이후 지속적인 협상을 진행했지만 성과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KT엠하우스 역시 지난 3일 모바일 상품권 환불 절차를 간소화 하고 유효기간이 만료된 미사용 쿠폰의 경우 발급일로부터 5년 이내에 지속 연장 할 수 있도록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은 모바일 상거래 시장에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라며 "상생을 강조하는 카카오가 매출 대부분을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의존하고 있는 협력사들에게 계약이 끝났으니 나가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활성화 되기까지 협력사들이 많은 역할을 해왔는데, 이제는 지배적 사업자가 돼 시장을 독점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러한 시각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보이는 시각도 있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마치 잘못한 것처럼 비난받는 분위기로 이어져 안타깝다"며 "카카오가 이들의 사업권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번 논쟁은 골목상권 논리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계약 종료와 함께 플랫폼이 다양한 실험을 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고 산업적인 측면에서 미안해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는 다른 의견을 보였다. 

    또한 "이용자 측면에서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인정해 줘야 한다"며 "카카오가 빠르게 성장했지만 갑의 위치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것은 과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카카오톡 서비스 만을 진행해온 중소 사업자의 경우, 좀 더 매끄럽게 마무리 하지 못 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