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적자 지속에 '운항 규정 위반' 등 안전 관련 사건·사고 잇따라국토부, "해당국 조사 위반 확인되면 처벌 및 조사 진행"
  • ▲ 이스타항공이 대주주 변경 작업이 늦어지면서 누적적자가 지속되고 있고, 여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운항 규정 위반 등 안전관련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스타항공 제공
    ▲ 이스타항공이 대주주 변경 작업이 늦어지면서 누적적자가 지속되고 있고, 여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운항 규정 위반 등 안전관련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스타항공 제공

     

    저비용항공사 이스타항공의 경영과 안전운항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주주 변경 작업이 늦어지면서 누적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운항 규정 위반 등 안전관련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이 5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위해 IBK투자증권 등 재무적투자자들과의 조율을 지난달 말 마무리할 전망이었으나, 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대주주 변경 작업이 늦어지면서 경영정상화는 답보상태다.

    지난해 이스타항공은 매출 2543억원, 영업이익 2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600억원 가까이 급증했고, 영업손익도 202억원의 적자에서 흑자로 대반전시켜 영업을 잘했다는 평이다. 

    그러나 70억원이던 영업외비용이 224억원으로 급증하면서 16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적자가 이어지면서 결손금도 821억원에서 988억원으로 늘었다.

    IBK투자증권이 약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더라도 1000억원에 달하는 결손금을 모두 털어내기는 사실상 힘들다. 결국 추가적인 자본투입 없이 자력만으로 재무구조 정상화를 이뤄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불안한 회사 환경으로 인해 지난달 이스타항공 조종사 10여명이 이직을 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각종 안전 관련 사건 사고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항공기 안전운항 규정을 위반해 여객기 1대의 운항이 5일간 정지되는 중징계 처분을 받은 이스타항공이 최근 관제탑 지시를 무시한 운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24일 대만 송산 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안전규정을 위반했다. 심야 시간 승객 140여 명을 태우고 김포로 출발하려던 이스타항공 소속 여객기가 관제탑의 관제 지시를 위반하고 정지선을 넘어 20m가량을 더 나아간 것.

    이로 인해 활주로로 하강 중이던 다른 항공사 여객기는 착륙을 포기하고 다시 상승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자칫 항공기가 충돌하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것이 항공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5일 중국 선양에서도 항로를 이탈했고, 27일에는 중국 타이위엔 공항을 접근하면서 지시고도를 100m 가량 침범했다. 이같은 위반은 조종사와 관제탑의 미스 커뮤니케이션으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조종사 실수로 일부 운항 규정을 위반한 것은 맞지만, 좀 과장된 측면이 있다"면서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칠만한 문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크고 작고를 떠나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적으로 안전부분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부는 "모든 항공기 안전 규정 관련 사고의 경우 해당국가에서 조사하게 돼 있는 만큼, 해당국가에서 이스타항공 운항 위반 관련 레터가 오면, 처벌 및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