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위, 먼산 바라보기 일관…국내 영세상인 시름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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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우리나라 기업인줄 알았는데…."
'검은 머리 외국인' 기업인 놀부의 무차별 덩치키우기에 동반위는 먼산 바라보는 자세로 일관, 국내 골목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놀부부대찌개로 유명한 놀부NBG 매출규모상 대기업 이지만 매장수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동반위가 강력한 출점제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이유는 '놀부가 외식전문기업 이고 외국계'란 것이다.

놀부NBG 2011년 모건스탠리에 매각되면서 '한식을 판매하는 외국계 기업'이 돼버렸다. 

최근에는 전래동화 '흥부와 놀부'의 욕심쟁이 놀부의 이름을 따라가듯 놀부NBG 역시 영세업자들을 죽이며 무차별 확장하는 '욕심쟁이'로 낙인 찍혀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2011년 11월 미국계 글로벌 투자회사 모건스탠리계열 사모펀드 조직 모건스탠리PE(Private Equity)가 놀부를 전격 인수했다. 당시 김순진 회장은 놀부NBG 지분 90.44%와 그의 딸 정지연 부사장의 지분 9.56%를 매각했다.

김 회장은 1987년 서울 신림동에서 보쌈집으로 시작, 1989년부터 본격적인 가맹 사업을 시작하며 사업을 확장하면서 국내 유명 프랜차이즈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던 그가 "한식 세계화를 위해 다양한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면서 투자 대비 효율성이 크지 않다는 한계를 느꼈다"면서 돌연 놀부를 외국 회사로 넘긴 것이다.

놀부의 브랜드는 6개에서 매각 후 10개로 늘어났다. 2011년 당시 놀부의 브랜드는 놀부보쌈, 놀부부대찌개, 놀부항아리갈비, 놀부유황오리진흙구이, 차룽, 수라온 등 6개 정도였다. 그러나 현재는 설렁탕담다, THE놀부족발, 숯불애장닭, 오색찬연, N테이블 등이 추가돼 10개 브랜드로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수라온'은 정 부사장이 놀부NBG에서 갖고 나와 독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매장수는 791개로, 2012년말 628개보다 무려 163개가 증가했다. 

놀부의 몸집불리기는 2013년에는 동반성장위원회의 음식점업 규제 범위에 벗어난다는 이유도 있었다. 동반위가 규제를 시작하면서 대기업의 외식업 출점은 길이 막힘에도 대기업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놀부는 사세를 확대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던 것이다.

외국계인 놀부는 연매출 4800만 원 이하인 영세사업자(간이과세자)의 매장과 150m 거리를 두고 신규 출점할 수 있었다. 국내 대기업들이 역세권과 복합 다중 시설 이외의 지역에서는 출점하지 못한다는 규제안과 비교해 매우 완화된 규제안이었다.

영세업자들은 울상이다. 대기업으로부터 보호받기를 기대했으나 돌연 '놀부'라는 기업으로 인해 형편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더불어 업계에는 놀부NBG가 영세업체의 거래처와 유통망 등을 편법으로 동원해 확보한 뒤 일방적으로 계약파기를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업계는 놀부NBG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은 어느정도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그러면서도 국내 대기업의 출점 제한에서 자유로운 놀부가 지금 대기업과 다를 바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에 놀부NBG 관계자는 "매각 전에 브랜드 8개 정도 있었고 브랜드 늘어난 건 맞지만 오색찬연과 N테이블의 경우 가맹사업을 하고 있지도 않다"라면서 "외국계 기업이어서가 아닌 중소기업으로 시작한 외식업이라 동반위로부터 완화된 제약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출점에 제한받은 건 놀부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