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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이 삼성중공업·엔지니어링 간 합병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1일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으로 인한 최대 수혜주가 합병 당사자들이 아니라 삼성물산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날 삼성중공업은 삼성엔지니어링을 1:2.3590390 비율로 흡수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 삼성물산·엔지니어링 간 합병설 일단락
이번 합병을 통해 삼성물산·엔지니어링 간 합병 가능성이 낮아져, 삼성물산의 불확실성이 일단락됐다는 평가다.
그간 시장에서는 이들의 합병이 유력하게 거론돼왔다. 삼성물산이 지난해부터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왔다는 데 기인한 해석이다.
현재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7.81%를 보유해, 삼성SDI(제일모직)에 이은 2대 주주로 자리한다.
삼성그룹 건설 사업이 물산, 엔지니어링, 중공업, 에버랜드 등 분산돼있다는 점도 삼성물산의 합병 전망에 힘을 더하는 요인이었다.
즉 건설부문 중복사업을 정리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맏형'격인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이들의 통합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물산·엔지니어링 간 합병 그간 시장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던 가능성은 낮아졌다"며 "양사 간 합병에 대한 삼성물산의 불확실성이 일단락됐다"고 평가했다.
삼성물산이 올해부터 급성장 국면에 진입한 반면, 삼성엔지니어링은 2016년 이후에나 완전한 이익 정상화가 예상됐기 때문에 이들의 합병은 삼성물산의 위험요인이었다는 진단이다.
장기적 측면으로 봐도 삼성물산은 이번 합병으로 인한 수혜가 클 전망이다.
위 증권사 이경자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은 한동안 발전플랜트·관계사 등 삼성물산의 주요 시장에서 중복 입찰을 해왔다"며 "영업 측면에서 이들 간 비효율성이 해소됐다"고 분석했다.
◇ 삼성중공업·엔지니어링 간 합병, 서로에게 긍정적
이번 합병에서 삼성중공업은 신주를 발행해, 삼성엔지니어링의 보통주 1주당 삼성중공업 보통주 2.3590390주를 삼성엔지니어링 주주들에게 교부한다.
삼성중공업 측은 자신들의 조선 및 해양플랜트 제작기술에, 삼성엔지니어링의 설계 및 구매 관리 능력이 더해져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양사가 갖춘 생산설비, 경험, 육·해상 기술 인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종합플랜트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날 오전 10시49분 현재 삼성중공업은 전거래일 대비 5.32% 상승한 2만8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기간 삼성엔지니어링(7.67%)과 삼성물산(2.01%) 등 종목 역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삼성중공업·엔지니어링 간 합병은 서로에게 긍정적이라는 게 증권가 중론이다.
삼성중공업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설계 역량에 힘입어, 그간 조선업 부문의 설계변경과 그에 따른 비용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중공업을 통해, 진입장벽이 높았던 해양플랜트 산업에 진출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할 수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합병법인이 당장에 이득을 내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 모두 이익 정상화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