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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에 오는 2018년부터 활주로 혼잡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돼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앞서 발표된 영남권 신공항 건설 타당성 검토에 이어 이번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의 촉매제 역할을 하면서 항공시장에서의 입지가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제주공항 2018년부터 포화 예상…정부 대책 마련 착수
국토교통부는 12일 김포 항공관리사무소에서 제주 항공수요조사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제주공항의 항공수요 예측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제주공항은 항공수요가 내년 2309만명에서 2020년 3211만명으로 급증한 뒤 2025년 3939만명, 2030년 4424만명, 2040년 4557만명 등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제주공항은 1998년 747만명에서 2003년 1080만명으로 이용객 1000만명을 넘었으며 10년 만인 2013년 2006만명으로 2배가량 성장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10.1%, 올 상반기 성장률은 14.1%를 기록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번 연구결과에서 제주공항은 오는 2018년께 이용객이 2830만명을 넘어서며 활주로 혼잡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다.
제주공항의 항공수요 증가는 2012년 무비자입국이 시행된 이후 증가한 중국인 방문객과 올레길 등 제주관광 활성화가 한 원인으로 꼽혔다. 제주도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규모는 2008년 17만5000명에서 2013년 181만2000명으로 늘었다.
특히 LCC의 급성장이 활주로 혼잡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공항 LCC 점유율은 2006년 3.1%에서 지난해 53.7%로 급성장했다.
국토부는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제주지역 항공수요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 예산에 반영한 연구용역비 10억원을 들여 공항 인프라 확충에 관한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을 시행할 방침이다.
공항 인프라 확충은 기존 제주공항에 활주로를 추가로 설치하거나 아예 새로운 공항을 건설하는 방안 등이 폭넓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공항정책과 관계자는 "사전 타당성 검토에는 1년쯤이 걸릴 예정"이라며 "공항 인프라 확충 이전에 예상되는 혼잡을 막기 위해 단기적으로 터미널 확장과 시설 증설·재배치, 항공기 유도로 추가 신설, 관제 처리능력 향상 등 시설·운영방법 개선을 추진해 이용객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LCC 급성장에 영남권 신공항 건설 등 공항 인프라 확충도 '들썩'
국내 LCC는 2005년 한성항공의 최초 취항 이후 지난해까지 5개 LCC가 전체 21.4%(국내선 48%, 국제선 9.6%) 시장을 점유하며 가파르게 성장해왔다. 지난해 국내선 1078만명, 국제선 491만명 등 총 1569만명을 실어날랐다.
LCC 급성장은 기존 대형항공사 위주의 항공시장 재편은 물론 기존의 국내 항공수요 예측값을 무효화시키며 항공 관련 인프라 확충 시기마저 앞당기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김해공항 포화에 따른 영남권 신공항 건설 타당성 검토 착수도 LCC의 급성장이 배경이다.
정부가 내놓은 영남지역 항공 수요조사 연구 용역 결과에 따르면 김해공항은 2015년 1093만명에서 2030년 2162만명으로 연평균 4.7% 증가가 예상됐다. 활주로는 2023년 무렵부터 혼잡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명박 정부 때(2011년)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진행했던 타당성 조사에서 김해공항은 2027년께부터 혼잡이 예상됐었다. 4년여가 지나는 사이 활주로 혼잡 시점이 4년이나 앞당겨진 셈인데 주요 원인이 LCC의 폭발적인 증가세로 분석됐다.
실제 지난 5년간 영남지역 공항은 LCC 급성장으로 말미암아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김해공항은 2009년 이용객이 687만명에서 지난해 967만명으로 연평균 8.9% 성장했다.
대구공항도 올해부터 LCC가 취항하면서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이용객이 17.2% 증가했다.
국제선 이용률도 증가해 김해공항의 경우 국제선 운항은 2009년 24개 노선 주 424편에서 지난해 30개 노선 주 732편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LCC 비중은 2009년 6%에서 지난해 37%로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저비용항공사 한 관계자는 "LCC 사이에서도 편차는 있지만, 일부 항공사는 조종사 자격기준을 대형항공사 수준으로 높여도 인력 수급에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국내 항공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며 "가격 차별화와 안전·서비스 강화 등으로 앞으로 LCC 시장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는 LCC 시장의 급성장에 발맞춰 LCC 안전 확보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후발주자로 공항시설 확보에 소외된 LCC를 위해 2017년 체크인 카운터, 탑승교 등 김포공항 국내선 항공시설을 여객 점유율, 취항 노선 수 등을 기준으로 재배치하는 등 LCC 영업여건 개선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