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매매보다 협의매매 많아... 장내 공급가격 리터당 2원 높아4대 정유사 외 업체들은 '장내 가격' 더 저렴... '시장장악력' 논란
  • ▲ 최근 1년(지난해 7월∼올해 6월)간 거래소 석유 현물 전자상거래(이하 석유현물시장)를 통해 4대 정유사가 판매한 휘발유의 평균 공급가격은 리터당 1774.4원이다. ⓒ연합뉴스
    ▲ 최근 1년(지난해 7월∼올해 6월)간 거래소 석유 현물 전자상거래(이하 석유현물시장)를 통해 4대 정유사가 판매한 휘발유의 평균 공급가격은 리터당 1774.4원이다. ⓒ연합뉴스

    국내 정유 4사가 한국거래소를 통해 휘발유를 비싸게 팔고 거액의 세금까지 환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정유사인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의 휘발유가 장외 공급가격보다 장내(거래소 석유현물시장)서 비싸게 거래된 것은 주로 경쟁이 아닌 협의로 매매가 이뤄진 탓이다. 이들 정유사가 시장 장악력을 이용해 석유현물시장의 '경쟁 매매'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새누리당 김태환 의원실이 기획재정부와 한국거래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지난해 7월∼올해 6월)간 거래소 석유 현물 전자상거래(이하 석유현물시장)를 통해 4대 정유사가 판매한 휘발유의 평균 공급가격은 리터당 1774.4원이다. 

정유 4사의 장내 평균 휘발유 공급가격은 같은 기간 장외에서의 가격(리터당 1780.2원)보다 5.8원 저렴했다. 

하지만 장내 공급가격에는 배송비(정유사가 주유소에 석유제품을 배송해주는 비용)가 포함되지 않았기에 장내 4대 정유사의 평균 휘발유값은 평균 배송비(리터당 7∼8원)에 장내 공급가격을 더한 값이다. 결국 장내 가격이 장외보다 리터당 2원가량 더 비싸게 팔린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4대 정유사를 제외한 다른 정유사들의 장내 평균 휘발유 공급가격(배송비 포함)은 장외 평균 공급가격보다 35원 이상 저렴했다. 

장내 거래에서 4대 정유사는 장외보다 비싼 가격에, 그외 정유사는 더 싼 값에 거래를 한 것이다. 여기에 4대 정유사는 거래소로부터 183억원의 세금환급 혜택까지 받았다. 이중 122억원은 협의매매에 따른 세금환급이다. 지난 6월까지 정유사들이 석유현물시장을 이용하면 리터당 16원의 석유 수입부과금을 환급받을 수 있었다.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는 "(경쟁 매매라는) 시장 개설 취지에 맞게 협의매매보다 경쟁매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와 다양한 개선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