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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에 이어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정유사들이 미국산 콘덴세이트(초경질유) 수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정제 마진이 1%대로 주저 앉은데다 정유사 매출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을 원유 도입에 투입하는 만큼 원유 도입 비용이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치자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에서 벗어나 원유 수입처를 다변화함으로써 원가를 절감하려는 것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초로 4000만 달러(한화 약 416억원) 규모의 미국산 콘덴세이트 40만 배럴을 수입한 GS칼텍스는 미국산 콘덴세이트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30일 로이터에 "미국산 콘덴세이트는 중동산 원유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경질유 제품 생산에 있어서도 만족스러운 수준"이라면서 "가격 경쟁력이 크다고 판단 될 경우 미국산 콘덴세이트 수입을 계속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GS칼텍스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에 수입한 콘덴세이트는 테스트 차원에서 극히 소량만을 들여온 것"이라면서 "테스트 결과, 미국산 콘덴세이트의 경쟁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GS칼텍스가 수입한 콘덴세이트 40만 배럴은 GS칼텍스의 하루 정제능력인 77만5000배럴의 절반 수준인 소량이지만 국내에서 최초로 미국산 콘덴세이트를 수입한 만큼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관심은 뜨겁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는 지난해부터 미국산 콘덴세이트 도입을 장기적 측면에서 꾸준히 검토해오고 있다"면서 "경제성 있는 카고가 있으면 수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도입 물량이나 시기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콘덴세이트 도입시 이를 정제해서 원하는 제품을 뽑을 수 있는지, 공정 과정에 적합한 제품인지 등 제품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면서 "대부분의 정유사들이 미국산 콘덴세이트를 수입할 시 GS칼텍스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테스트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악화된 정유 사업 환경 속에서 원유 수입처 다변화를 꾸준히 고민해 왔다. 올해 들어 아프리카 원유나 유럽산 원유 수입량을 늘리는 것도 이러한 노력 중 하나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아프리카산 원유 수입 비중을 7%로 늘렸다. 이는 지난해의 세 배가 넘는 수치다. 중동산 원유에 대한 수입 의존도 또한 SK이노베이션이 국내 정유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중동산 원유 수입량은 전체 원유 수입량의 70%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재 국내 정유사들의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 평균은 85%에 달한다. 에쓰-오일(S-OIL)의 경우 사우디 아람코가 대주주인만큼 대부분의 원유를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대부분의 정유사들이 원유 도입처 다변화를 위해 아프리카부터 북미, 라틴 아메리카는 물론 러시아산 원유에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산 콘덴세이트 물량이 증가해 가격이 하락하게 될 경우 수입을 적극 고려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북미, 캐나다, 유럽산 석유제품 수입시 국내에서 관세가 붙지 않아 앞으로도 이들 국가에서의 석유제품 수입은 점차 늘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검토 단계는 아니지만 미국산 콘덴세이트에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