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12개 공공기관 부채 464조원…정책사업비 전가가 원인
  • ▲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의 국토교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의 국토교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13일 국회 교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민자고속도로에 대한 정부의 보전지급액 규모가 과다해 혈세 낭비라는 질타가 이어졌다. 일부 의원은 이를 근거로 제2경부·제2서해안 고속도로를 재정사업으로 벌여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국토부 12개 산하기관의 부채가 국가채무의 47.3%인 219조원을 넘어 매일 이자만 200억원 이상 발생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재정사업비 떠넘기기가 공공기관의 부실을 불렀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잔여 보장기간 3조2000억 지급 예상…제2경부·제2서해안 재정사업 추진해야


    국토교통위 소속 이언주(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받은 민자 고속도로 통행료손실보전액(MRG) 지급현황에 따르면 2008년부터 올해 6월까지 9개 민자고속도로에 정부가 지급한 MRG는 1조5130억원에 달한다.


    인천공항고속도로에 5042억원, 대구-부산 간 고속도로에 3795억원, 천안-논산 간 고속도로 2750억원 등이다.


    앞으로 남은 보장기간이 도로별로 6~25년임을 고려할 때 앞으로 정부가 부담할 수도 있는 금액은 3조2121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의원은 "협약 당시 터무니없는 수요예측 결과를 토대로 협약을 맺은 것이 혈세 낭비의 원인"이라며 "지난해 말 현재 협약 대비 실제 교통량은 인천공항 53.8%, 천안-논산 62.1%, 대구-부산 53.6% 등 9개 민자고속도로 모두 협약 교통량에 미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민자투자법 제47조에는 사회기반시설의 상황변경이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사업시행자의 관리운영권 회수 등 공익을 위한 처분을 할 수 있다"며 "서울지하철 9호선은 협약변경을 통해 최소 3조원의 국민 부담을 줄이고 경남 거가대교도 최소운영수입보장 방식에서 비용보전(SCS) 방식으로 전환한 만큼 국토부가 혈세 낭비 방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현(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이완영(새누리당) 의원은 민자고속도로가 민간업자 배만 불린다며 제2경부·제2서해안 고속도로를 재정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의원은 "국토부가 추진한 9개 민자고속도로의 실제 통행량은 추정 교통량의 55~80% 수준이고 통행료는 최저 0.95배에서 최고 3.75배까지 비싸 국민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며 민자고속도로가 '혈세 먹는 하마'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그럼에도 국토부는 제2서해안고속도로를 민자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고 한국도로공사는 직접 건설하게 계획된 제2경부고속도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 민자로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이 도로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2경부고속도로를 재정사업으로 추진할 경우 30년간 5642억원의 수익이 발생해 도로공사 부채 감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민자로 건설하면 통행료 손실이 30년간 1조20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완영 의원도 "민간고속도로는 정부의 재정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했지만, 사실상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공사비, MRG를 포함한 민자노선 정부보조금은 총사업비의 평균 40%에 육박해 도로공사에서 직접 건설하는 도로사업비와 차이가 없다"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민자 고속도로는 재정 투입 고속도로보다 사업기간이 길어 용지비가 평균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국가 부담이 크다"며 "민자 고속도로는 결국 민간회사의 이익으로 돌아가지만, 재정 고속도로는 얻은 이익을 비수익노선에 투자할 수 있는 만큼 제2경부·제2서해안 고속도로를 재정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부 12개 공공기관 부채이자 하루 200억원…정책사업비 떠넘기기가 원인


    의원들은 이날 한국토지주택(LH)공사 등 국토부 산하 12개 공공기관의 총부채가 219조8322억원에 달한다고 질책했다. 이는 국가채무 464조원의 47.3%를 차지한다.


    이언주 의원에 따르면 총부채에 대한 연간 이자지출액 규모만 7조4521억원에 이른다. 하루 이자로만 204억원이 발생하는 셈이다.


    국토부 산하 12개 공공기관의 부채 증가 현황을 보면 이명박 정부 5년간(2008~2012년) 112조674억원이 증가했다. 참여정부 5년간(2003~2007) 60조1266억원의 2배 수준이다.


    수자원공사는 부채가 2008년 1조9622억원에서 지난해 13조9985억원으로 무려 7배나 급증했다. LH공사는 1.7배, 철도공사는 2.2배 부채가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수자원공사가 19.6%에서 120.6%, 한국철도공사가 73.8%에서 359.1%로 늘었다.


    이 의원은 "특히 4대 강 사업과 경인 아라뱃길사업을 떠맡은 수자원공사는 독자신용등급이 2008년 A2 등급에서 2012년 BB- 등급으로 떨어져 투자 부적격기업이 됐고, 빚이 가장 많은 LH공사는 MB정부 때 보금자리주택, 신도시개발 등으로 55조원의 부채가 발생했다"며 "공공기관의 총부채 중 정책사업으로 말미암은 부채 비중은 LH공사가 58%, 도로공사 75%, 수자원공사 66% 등으로 정부가 공기업에 정책사업을 떠넘긴 결과"라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국책연구기관의 과다한 수요 예측과 수익성 과다 평가를 근거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해 공기업의 부채가 불어났는데 책임지는 공무원은 하나도 없다"며 "공기업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정부의 권력남용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 정성호 의원은 국토부가 부담해야 할 댐 유지관리비와 하천 정비사업비 등 재정사업비 2238억원을 수자원공사에 떠넘겼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이 수자원공사로부터 받은 댐 유지관리비 반영현황에 따르면 2001~2013년 발생한 댐 유지관리비 3325억원 중 수자원공사가 댐 용수와 전력 판매 등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제외한 1631억원은 국토부가 부담해야 한다.

     

    댐 건설 및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는 댐 유지관리비용은 국가와 수탁기관이 나눠 부담하게 돼 있다. 수자원공사는 댐 관리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만큼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정부가 보전해야 한다.


    정 의원은 "국토부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지난 12년간 비용 보전을 거부하고 비용을 수자원공사에 대납시켰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하천정비사업에서도 수자원공사의 대납 관행이 반복됐다"며 "2007~2015년 장기사업으로 추진되는 '댐 직·하류 하천정비사업'은 하천법에 따라 국고로 부담해야 하지만, 국토부는 총사업비 3000억원 중 1200억원을 수자원공사가 부담하도록 전가했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지난해 8월 감사원 결과에 따르면 수자원공사가 국토부 대신 하천정비사업에 투입한 비용 607억원 중 429억원을 법적 근거 없이 댐 사용권으로 설정해 상수도 요금에서 회수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국토부가 산하기관에 사업비를 떠넘기면서 공기업 재무구조가 악화됐고 결국 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