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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수자원공사(수공)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수공의 조삼모사식 부채감축 자구노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수공은 부채 증가에도 자회사를 설립해 몸집을 키우고 해마다 '성과금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나 질타가 쏟아졌다.
박수현(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수공이 1조9000억원의 부채감축 계획을 세웠으나 이는 추진사업 포기나 투자 유보 등을 통해 정부의 부채증가율 30% 감축 지시에 억지로 짜 맞춘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이 수공으로부터 받은 2014~2017년 부채감축 계획에 따르면 수공은 정부 지원 없이 사업조정과 자산매각, 수익창출 등을 통해 1조9000억원의 부채를 줄여 2017년까지 부채 규모를 17조1000억원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세부내용을 보면 우선 4대 강 비용회수를 위해 친수구역 개발사업으로 진행하려던 부여 규암지구와 나주 노안지구 사업추진을 포기하고 외국 추가투자를 유보해 1조1000억원을 줄이기로 했다.
자산매각은 하수도사업 관련 3개 회사 출자지분을 모두 팔고 유휴부지와 낡은 사택·사옥 등을 매각해 498억원을 감축할 계획이다.
원감절감은 주요 경상경비 20% 절감과 우수 신기술 적용을 통해 640억원의 부채를 털어낸다는 구상이다.
수익창출은 신규 물 공급 수용가를 발굴해 334억원을 감축하고 간부 직원 성과급 반납과 복지항목 축소, 사옥 신축시기 조정 등을 통해 215억원을 줄일 방침이다.
박 의원은 "1조1000억원 감축 계획에 해당하는 사업조정은 애초 추진하려던 사업을 포기하거나 사업시기를 조정한 것일 뿐 부채감축을 위한 자구노력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수공의 자구노력을 통한 부채감축금액은 1687억원으로 목표액의 10%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수공은 중장기 재무계획상 2017년까지 늘어날 부채 5조3000억원을 사업시기 조정 등을 통해 3조3000억원 수준으로 조정한 것으로 정부의 부채증가율 30% 감축 지침에 억지로 짜 맞춘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탁상행정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윤석(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수공이 부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성과금 잔치를 벌이고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이 수공으로부터 받은 최근 6년간 직원 성과금 현황을 보면 2008년 304억원에서 2009년 185억원으로 줄었다가 2010년 391억원으로 급증했고 2011년 399억원, 2012년 416억원, 지난해 34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4대 강 사업 투자로 말미암아 금융비용이 2008년 557억원에서 지난해 5153억원으로 늘었음에도 성과급 잔치가 이어진 셈이다.
이 의원은 "4대 강 사업으로 인한 수공의 재정부담은 지속해서 증가했는데도 수공은 성과금 잔치를 벌이고 경인아라뱃길과 4대 강 문화관 관리를 이유로 워터웨이플러스라는 자회사까지 설립하는 등 문어발식 확장을 이어갔다"며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민홍철 의원도 수공의 성과금 잔치를 문제 삼았다.
민 의원이 내놓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수공 직원 중 1급의 평균 성과금은 2009년 4억4700만원에서 2012년 10억8800만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2급은 22억2000만원에서 52억7500만원, 3급은 45억5000만원에서 117억6900만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민 의원은 "4∼8급 특정 직원도 같은 기간 성과급이 크게 늘었다"며 "다만 지난해는 1급 8억3000만원·2급 42억1900만원 등으로 전년보다 조금씩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2009년 815억원, 2012년 3464억원 등 당기 순이익을 냈음에도 수공은 빚 원금이나 이자를 갚는 데 쓰지 않았다"며 "구성원에게는 매년 엄청난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수조원대의 부채는 정부에 갚아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