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환율 장중 연고점 경신증권·해운·IT업종 주목
  • ▲ 최근 일본이 추가 양적완화를 발표하면서 엔화 약세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원·엔 재정환율은 이미 940원 선을 기록하고 있다. ⓒ 연합뉴스 DB
    ▲ 최근 일본이 추가 양적완화를 발표하면서 엔화 약세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원·엔 재정환율은 이미 940원 선을 기록하고 있다. ⓒ 연합뉴스 DB



    이번주 들어 엔화 약세에 따른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증권주와 해운주 등 엔저 수혜주들이 반색이다. 전문가들은 일본 양적완화에 국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증권주가, 그리고 일본과의 수출 경합도가 비교적 낮은 해운업종과 IT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봤다.

    ◇엔화 약세 지속…6일 환율 연고점 경신

    지난 31일 일본 중앙은행(BOJ)이 기습적으로 추가 양적완화를 발표한 이후 엔저(円低·엔화가치 약세) 현상은 이날까지도 지속됐다. 엔·달러 환율은 2007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115엔을 넘어섰다.

    이로 인해 원·달러 환율도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장대비 0.2원(0.02%) 오른 1083.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1일 13원 폭등한 이후로 꾸준히 상승해 5거래일 만에 28.3원이나 오른 것이다.

    특히 이날 원화가치가 엔화가치와 함께 움직이도록 하겠다는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의 발언에 6일 환율이 급등락해 장중에는 1096.8원까지 치솟았다. 연중 최고치인 1089.9원을 넘어선 것으로, 이는 전거래일 종가대비 13.2원 급등한 수준이다.

    주 차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엔저에 대해 당국차원의 대응방안이 없다"는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지적에 "엔화와 원화가 동조화해서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고 답했다.

    ◇'엔低→韓 금리 인하' 기대감 고조…증권株 강세

    엔저현상에 대한 대응책으로 유럽 중앙은행(ECB)도 유로존의 양적완화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증권주가 상승 랠리를 달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증권업 지수는 BOJ가 깜짝 추가완화책을 발표한 지난 31일 이후 44.7포인트(2.36%) 오른 1938.24를 기록했다. 이번 주 들어 장중에는 2002포인트까지 찍기도 했다. 전체 업종 중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증권주가 갑자기 주목받고 있는 것은 BOJ의 완화책에 대한 대응책으로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증권주는 대표적인 금리인하 수혜주로 꼽힌다.

    앞서 한국은행이 올해 들어 두 차례나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증권사들의 채권 평가이익이 크게 올라 실적이 개선된 바 있어서다. 실제, 지난 3일 실적을 발표한 메리츠종금증권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55.7% 성장한 40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예상치 못한 일본의 양적완화 확대가 통화정책에 다소 소극적인 ECB의 추가 통화 정책 확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시각과 더불어 오는 13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 결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각이 부상되며 추가 금리인하 수혜주로 분류되는 우리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주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 속 거래대금 증가도 증권업종의 상승 요인이다. 고승희 SK증권 연구원은 "10월 이후 20거래일 평균 거래대금이 6조 중반대를 돌파하면서 연중 최고 수준을 돌파하고 있다"며 "증권업의 수익 구조가 여전히 브로커리지 중심임을 고려하면 거래대금의 증가는 증권업종에 우호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의 금융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증권업종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고 연구원은 "당초 10월 중 발표하기로 했던 주식 시장 활성화 대책이 아직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증권주의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저공포 속 웃는 해운株

    일본과의 수출 경합도가 낮은 업종 특성 덕분에 해운주도 엔저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일본 해운사들과 직접적인 수출 경쟁강도가 낮은 컨테이너 해운사들의 경우 엔저환경이 되레 유리한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주익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저로 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은 해운사들의 영업이익과 외화환산이익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다른 수출주들과는 달리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지난달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던 한진해운과 대한해운이 BOJ의 발표 이후로 평균 12% 튀어올랐다.

    또 대외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어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경기회복과 함께 미주노선을 중심으로 한 운임 증가와 유가 하락 등이 해운업계 실적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한진해운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지난 2010년 4분기 이후 15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에 따라 유류비가 감소, 3분기 구입단가가 전년동기대비 톤(t)당 20달러 정도 하락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또 다른 엔저 수혜주로는 IT업종이 꼽힌다. 엔저로 상당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연말 소비개선 예상과 소비심리 지수가 개선되고 있는 만큼 IT 업종 내 선별적인 관심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