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조선·철강株 동반 폭락… 현대차, 시총 2위 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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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DB
엔저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일본이 양적완화를 선언한 이후 2거래일 연속 국내 증시(KOSPI)가 하락한 가운데 3거래일째인 4일 오전 들어서도 여전히 먹구름은 걷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日 추가 양적완화에 흔들리는 국내 증시
4일 오전 11시30분 현재 코스피는 전거래일대비 6.96포인트(0.36%) 하락한 1946.01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BOJ)이 예상 밖의 추가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한 이후로 꾸준히 코스피의 반등 시도가 저지되고 있는 것이다.
10월 한달 내내 저성장 기조를 이어가면서 장중 한때 1900선을 밑돌기도 했던 코스피는 지난 31일 1960선 안착에 겨우 성공, 반등을 꾀했다.
그러나 일본이 양적완화를 발표하면서 엔저 우려 기조가 투자자들 사이에 형성되자 증시가 추락하고 있다. 과거 지난 2013년 4월 일본이 1차 양적완화를 선언했을 당시 엔화 약세로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린 바 있어 같은 현상이 되풀이될 것이란 우려다.
앞서 BOJ는 지난 31일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본원통화 규모를 기존 60~70조엔에서 80조엔으로 확대키로 했다. 일본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 4월 소비세 인상(5%→8%)에 따른 소비 위축을 막고 더딘 경기 회복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조선·철강 등 수출株 동반 폭락…현대차, 시총 2위 내줘
한국의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는 점에서 분명한 악재로 작용하는 엔저 공포에 국내 대형 수출주들도 동반 등락했다.
주주 배당 확대 선언으로 반등을 꾀했던 현대차 3인방의 주가도 속절없이 곤두박질쳤다. 양적완화로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지면 해외시장에서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날 15만3000원의 52주 신저가를 또 경신하면서 시가총액 상위 2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장중에는 현대차의 시총이 34조327억원을 기록, 시총 3위인 SK하이닉스(34조8349억원)에 비해 8022억원 뒤지기도 했다. 앞서 전날에도 5.9% 급락했던 현대차는 시총 35조2000억원을 기록하면서 마감, SK하이닉스(34조9억원)와 불과 3000억원 차이여서 역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었다.
기아차도 이날 4만8300원의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기아차는 전날에도 현대차와 함께 5%대 급락세를 탔고, 현대모비스도 4% 하락했다.
또 다른 수출주로 꼽히는 철강주와 조선주까지 업황 실적에 엔저 쇼크로 인한 충격으로 동반 폭락세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조선·철강 업종은 일본 업체와 비교해 대등 또는 열위에 있는 데다 글로벌 수요도 위축돼 있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엔화가치 폭락…원·엔 환율 950원 선 무너져
외환시장에서도 원화가치는 달러대비 폭락했다. 지난 31일 13원이나 폭등하면서 거래를 마쳤던 원·달러 환율은 2거래일째인 전날(3일) 4.1원 상승 마감했다.
이 같은 슈퍼 달러 현상을 그대로 이어받아 4일 오전 장중에는 1079원 초반에 거래되고 있다.
원·엔 환율은 950원이 붕괴됐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현재 100엔당 원화 환율은 949.5원을 나타내고 있다. 원·엔 환율이 950원 밑으로 내려온 건 2008년 8월14일(949.76원) 이후 처음이다. 수출업체 네고(달러매도) 부담 등에 950원 선을 내준 것으로 시장은 풀이하고 있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당초 연말 원·엔 환율 전망을 100엔당 950원으로 봤는데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가 나오면서 93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에는 9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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