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내수시장 확보 '청신호'
농업분야 타격 심대...대책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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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이 10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2012년 5월 1차 협상 이후 30개월만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장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가 실질적으로 타결됐다"고 선언했다.

     

    '실질적 타결'은 타결 선언 이후 세부 사항에 대한 조율을 더해나간다는 의미다. 양측은 추가 협상을 통해 올해 안에 기술적 작업을 마무리하고 올해 안에 가서명할 계획이다.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양국 통상장관 회담에서 윤상직 산업부장관과 까오후청 중국 상무부장은 핵심 쟁점이던 상품과 서비스, 원산지 등 미타결 분야에 합의해 실질적 타결을 이뤘다.


    이번 한·중 FTA 타결로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연합에 이어 중국까지 세계 3개 경제권과 모두 FTA를 맺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중 FTA 협상 타결에 따라 우리나라의 '경제 영토'는 기존 세계 5위(60%)에서 칠레·페루에 이어 세계 3위(73%)까지 뛰어오른다.

     

    발효 10년이 지나면 국내총생산(GDP)이 3%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동차와 철강, 화장품 등의 경쟁력 제고도 기대된다.

     

    반면 농림수산업 분야에서는 큰 충격이 우려된다. 깨와 마늘, 고추, 양파 등 대부분의 중국 농산품에 붙은 100% 이상의 고율 관세가 철폐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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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 FTA 경제적 효과

     

    지난해 한·중 양국간 교역규모는 2300억 달러 규모로  우리나라의 전체수출의 25%를 차지했고 무역흑자는 630억달러에 이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개방화율 상품품목기준 90%, 금액기준 85%인 한·중 FTA가 발효되면 GDP가 2.3% 증가 효과가 발생한다. 관세가 완전히 철폐될 경우에는 우리의 대중국 무역수지는 35억 달러 개선되지만, 중국의 기술력이 높아지고 무역분업구조가 변화고 있어 빠르게 줄어들 전망이다.

     

    품목별로는 석유화학(13억달러), 전기전자(6억달러), 자동차(2억달러), 철강(2억달러), 조선, 화장품, 월빙형식품 순으로 무역수지가 개선된다. 최근 중국이 내수주도의 성장 전환으로 올해 상반기 ICT(정보통신기술) 수출액은 836억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대중국 무역의존도가 높아지는 부작용은 있지만 내수시장이 활짝 열리게 되는 만큼 자동차, 백색가전, 여행, 호텔, 전자상거래, 의료서비스, 제 4세대 이동통신시장, 식품, 관광을 비롯해 일상용품, 문화산업 등에서 수출증가와 내수진출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또 신형도시화와 녹색도시 추진으로 유아용품, 의료기기, 제약, 환경보전기술기업에 수혜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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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업생산 20% 감소...

     

    우리나라의 농업생산 규모는 43조원으로 중국의 1068조원에 비해 4% 수준이다. 주요 농산물가격차는 2~3배에 달한다. 미국과 EU보다 지리적 접근성, 우리 농산물과 유전자가 같아 시장 개방시 2020년까지 농업생산은 약 20%가 감소한다.

     

    쌀은 관세율이 513%로 책정돼 개방 충격이 덜하지만 가격차가 3배 이상 벌어진 사과, 배, 감, 감귤, 방울토마토, 시금치, 상추, 배추, 마늘 등은 충격이 크다. 위생검역(SPC)를 통한 수입 차단을 하더라도 한해 최대 3조3600억원이 줄어든다. 이는 한미FTA 피해액 8150억 원의 5배 규모로 시장개방에서 아예 제외하는 초민감품목(HST)으로 분류돼 있다.

     

    특히 전자상거래시장에서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같은 공룡들이 FTA가 체결되면 우리나라에 알리페이, 텐페이와 같은 전자결제회사를 세우고 B2C시장을 잠식하게 된다. 중국의 모바일 메신저 소프트웨어인 텐센트의 위챗(4억7000만명)은 우리나라의 라인이나 카카오 다음보다 사용자중심의 환경을 갖고 있어 우리나라 고객이 몰리면 우리나라 전자상거래회사, 게임, 은행, 결제회사 등은 피해를 입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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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 FTA 타결의 경제적 의미

     

    우리나라는 중국이 수출에 필요한 중간재 300개 부품을 수출하고, 중국은 이를 가공해서 미국과 유럽에 완성품 500개를 수출하는 경제분업구조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FTA로 전통적인 수출효자품목인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디스플레이는 일본에 비해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

     

    또 FTA로 비관세장벽이 낮아지면 내수시장 접근성이 높아지게 돼, 중국이 성장엔진으로 키우고 있는 환경, 식품, 의료서비스, 화장품, 에너지절약 등에서 선점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게 된다.

     

    시진핑 체제가 추진하고 있는 '신(新) 실크로드 경제벨트' 전략은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FTA로 양국 간 경제협력은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양국 간 관계가 한층 긴밀해질 뿐만 아니라 양국 경제발전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동북아를 둘러싼 전략적 지형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