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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폰의 원조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우 10'을 내세워 엿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구글(Google)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SO가 지배하고 있는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을 뒤흔들 수 있을지 떠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최근 MS는 '윈도우 10 테크니컬 프리뷰 버전'을 공개했다. 이 버전은 내년 초 윈도우 10 출시에 앞서 IT전문가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기 위한 전초전 성격을 갖고 있다.
이번 버전은 과거 시리즈와 달리 데스크탑PC 환경을 스마트폰과 테블릿PC에 그대로 옮겨놓았다. 한마디로 데스크탑과 스마트폰 사이의 장벽을 허문 것이다.
그동안 테스크탑용과 스마트폰용으로 다르게 운영돼왔던 '앱 스토어'가 윈도우 10을 통해 하나로 묶인다는 것이 대표적 예다. 모바일에서만 사용 가능한 애플의 ISO나 구글의 안드로이드와는 확실히 구별되는 점이다.
MS는 이 같은 변화를 알리기 위해 윈도우 9를 생략하고 곧바로 윈도우 10을 시중을 선보였다. 순서대로라면 윈도우 8과 8.1이 나온 상태이기 때문에 9 버전이 나와야 하는 차례인데 이례적으로 이런 흐름을 깬 것이다. 스마트폰 OS 시장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MS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MS는 원래 원조 스마트폰 OS인 '윈도우 모바일'로 PDA 등 휴대형 IT기기 운영체제 시장을 석권했었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 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 밀리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MS는 윈도우 10을 무기로 화려했던 과거 왕조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이와 관련 사티아 나델라 CEO는 지난 9월 한국을 방문, "앞으로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 세상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컴퓨터 사업에 집중했던 MS가 모바일 중심 회사로 변모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부활 가능성은 충분하다. 2000년대 세계 1위 휴대전화 제조업체로 이름을 날리던 노키아(Nokia)를 인수하면서 소프트웨어 뿐 아니라 하드웨어에서도 경쟁력을 크게 강화했기 때문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장을 장악한 MS의 저력과 합친다면 애플 못지않은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문제는 윈도우 10을 장착한 스마트폰이 언제 나오느냐다. 이에 대해 MS 쪽에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이르면 내년 말 또는 그 이듬해인 2016년 초쯤 출시할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노키아를 인수한 배경에 스마트폰 출시를 염두에 두지 않았을 리 없다는 관측이다.
윈도우 10이 스마트폰 OS 시장에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게 되면 구글 안드로이드와의 전면전이 사실상 불가피하다. 안드로이드는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에서 80% 중반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애플 ISO는 10%대 초반에 그치는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 역시 최근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OS '타이젠'을 상용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구글 입장에선 사면초가에 몰리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윈도우가 적용된 폰은 컴퓨터 환경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다른 운영체제에 익숙한 사용자라도 누구나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며 "노키아의 기술력까지 흡수한 데다 자본력이 탄탄한 MS가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OS 시장에 뛰어들면 안드로이드 중심의 판세가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MS는 당분간 테블릿PC에 좀 더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윈도우 10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선 스마트폰보단 화면이 넓은 테블릿PC가 적합하기 때문이다.
한국시장에서도 MS는 '서피스'라는 이름표를 달고 3탄까지 태블릿 제품을 내놓았다. 서피스에 대한 평가는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 8월 말 첫 선을 보인 3탄의 경우 이전 시리즈보다 4배가 넘는 예약 판매량을 기록했다. 서피스에는 윈도우 8이 적용돼 있다.
MS 관계자는 "윈도우 10은 데스크탑PC 운영체제에 친숙한 사용자들에게 스마트폰과 테블릿PC에서도 똑같은 윈도우 환경을 제공해 워드와 한글, 엑셀 등 문서작업을 하는 데 생산성과 편리성이 크게 높였다"고 평가했다.
이와 달리 MS와 윈도우 10의 성공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노키아의 하드웨어 기술력이 삼성과 애플을 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최고의 소프웨어 기술력을 자랑하는 MS가 어떻게 하드웨어 문제를 극복하느냐가 안드로이드 중심의 스마트폰 OS 시장을 깨는 열쇠"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