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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보일러 제조업체인 경동나비엔이 오너 일가의 개인 회사나 다름없는 비상장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경동원이 지난해 올린 전체 매출은 1751억원이다. 이 중 경동나비엔과의 내부거래 매출은 99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7%나 차지한다.
보일러 제어장치인 컨트롤러 등을 생산하는 업체인 경동원은 경동나비엔의 지분 50.5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손연호 경동나비엔 회장과 그의 특수관계인이 지분 88.86%를 보유한 실질적 오너가(家) 회사다.
올해도 경동나비엔의 일감몰아주기는 계속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경동원으로부터 488억원 규모의 컨트롤러 등을 구매했다.
이런 이유로 '경동나비엔이 오너일가의 호주머니를 채워주기 위해 경동원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사정이 이렇지만 경동나비엔측은 내부거래를 줄일 수 있는 별다른 방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경동원이 보유한 핵심기술 때문이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보일러 기기를 통제하는 보일러 홈네트워크 기술이 타 업체와는 현격한 차이가 난다는 게 경동나비엔측의 설명이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경동원과의 내부거래는) 오너 기업이어서가 아니라 핵심 기술 때문이다. 경동원이 보유한 기술력은 국내 최고다"며 "다른 업체가 이런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그곳에 일을 맡겼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경동원과의 내부거래로 인한 수익은 크지 않다. 오히려 보일러 가격을 더 저렴하게 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경동원과의 내부거래는)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보다 싼 가격에 제공하기 위한 방편"이라며 "경동원이 보유한 핵심 기술을 다른 업체에 넘길 수도 없는 입장이어서 다른 업체의 기술력이 높아 질때까지는 경동원과의 내부거래를 지속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