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계열사 일감몰아주기…거꾸로 가는 귀뚜라미

귀뚜라미그룹(명예회장 최진민)이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휩싸이며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에 거꾸로 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귀뚜라미그룹의 총 19개 계열사 중 오너일가의 지분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계열사는 귀뚜라미(61.78%), 나노켐(52.81%), 귀뚜라미홈시스(61.96%), 센추리(40.83%), 귀뚜라미랜드(52.00%) 등 총 다섯 곳이다.

이중 귀뚜라미와 나노켐 두 곳이 내부거래가 규제치를 초과하고 있어 '일감몰아주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귀뚜라미그룹 오너인 최진민 명예회장은 슬하에 2남 3녀를 두고 있다. 장남인 최성환씨가 후계자로 낙점받아 귀뚜라미 경영수업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계열사 나노켐의 경우 전자공시 분석결과 지난해 총 매출액 529억원 가운데 473억원(89%)을 그룹 계열사를 통해 기록했다. 귀뚜라미는 2011년까지 최대 80%에 달하는 내부거래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안정적 매출을 올리면서 결과적으로 오너일가의 재산 증식에 기여했다는 논리에 무게가 실리는 부분이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0년 말 기준 나노켐의 대주주는 45.2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최진민 명예회장 외 3인이다. 이어 귀뚜라미(31.38%)와 귀뚜라미문화재단(23.35%)이 나노켐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귀뚜라미와 나노켐의 경우 최근 수년 간 전자공시에 기업 지분 구조를 명시하고 있지 않다는 점 역시 불거진 내부거래 논란을 의식, 오너일가의 지분 노출을 꺼려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관계자들의 입장이다. 특히 나노켐의 대표인 김미혜 씨가 최 명예회장의 부인이라는 점 역시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귀뚜라미그룹 관계자는 "일감몰아주기는 우리와 해당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내부거래가 규제치를 초과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내용 파악이 되지 않아 추후에 다시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귀뚜라미그룹은 1962년 창립한 가정용 보일러 제조업체 귀뚜라미를 모태로 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