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금회 출신, 현 행장 밀어내나… 우리銀 차기 행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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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 관피아 인사가 사라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관피아 철폐'를 선언한 지 반 년 만에 '탈(脫) 관피아' 현상이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그러나 관피아가 사라진 자리를 '서금회(서강금융인회)'가 침투하고 있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관치금융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서금회는 서강대를 졸업한 금융인 모임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탈락하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금융권 동문 75학번 7명이 모인 것이 시초다. 대표적인 창립 멤버로는 박지우 국민은행 부행장이 꼽힌다. KB사태로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물러났을 당시 국민은행장 직무대행을 맡기도 한 박 부행장은 지난해까지 6년 동안 서금회 회장으로 몸담았다. 2013년부터는 이경로 한화생명 부사장이 서금회를 이끌고 있다.박근혜정부 들어 금융권 CEO가 된 첫 서강대 출신 인물은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다. 중앙대 교수 출신인 홍 회장은 강만수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지난해 취임했다. 강 전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MB정권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바 있다. 행정고시 8회 출신인 강 전 회장은 금융권에서 '관피아의 대부'로 불리기도 했다.
'관피아'에서 '서강대'로 세대교체된 첫 사례이다 보니, 홍 회장은 일각에서 '서금회 라인'의 효시로 분류되기도 했다. 하지만 복수의 산업은행 관계자는 "홍 회장은 서금회 멤버가 아니다"며 이를 부정했다.현 정부 출범 이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서금회 멤버로는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정연대 코스콤 사장 등이 꼽힌다.최근에 선임된 홍성국 대우증권 신임 사장 후보도 서강대 출신 금융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홍 후보는 지난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사장 후보로 확정됐으며, 내달 12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다만, 홍 내정자 측은 "영업을 위해 서금회에 두 번 참석했을 뿐"이라며 서금회 멤버임을 부정하고 있다.이광구 우리은행 개인고객 담당 부행장도 서금회 멤버로 알려져 있다. 이 부행장은 차기 우리은행장 자리를 놓고 이순우 현 행장의 라이벌로 떠오른 인물이다.이 밖에 남인 KB인베스트먼트 대표, 채우석 우리은행 부행장, 김병헌 LIG손해보험 대표, 이정철 하이자산운용 대표 등은 서금회의 하부 모임인 서강금융포럼의 주요 멤버로 알려져 있다.이처럼 관피아가 사라진 자리를 서금회가 채우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금융권에서는 다른 형태의 ‘낙하산 인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당국이 관치금융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한 한국 금융산업의 선진화는 요원한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