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기술력 1년6개월 이상 앞서고... '3차원 수직구조 V낸드' 전매특허도
차세대 저장장치 SSD 주요부품 모두 1등 "가격·성능 우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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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경제DB.


    삼성그룹이 지난 4일 임원 인사를 발표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전체 승진규모는 지난 2013년 226명에서 2014년 227명, 2015년에는 165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 같은 승진자 수 감소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신상필벌'이란 인사 기조를 갖고 있는 삼성이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를 그냥 덮고 갈 리 없기 때문이다. 삼성의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10조원에서 올해 4조원까지 떨어졌다.

    반면 메모리사업부는 2013년 14명, 지난해 20명의 승진자를 배출한데 이어 올해는 22명을 승진자 명단에 올렸다. 대부분 사업부문이 실적 악화로 허덕이는 동안 사실상 메모리사업부만 '나홀로' 선전해온 결과다.

    메모리사업부는 최근 5년간 꾸준한 실적 상승곡선을 그리며 삼성전자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도맡아왔다. 이처럼 메모리사업부가 부진을 모른 채 계속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 '20나노 초미세 D램'.. 경쟁사보다 기술력 1.5년 앞서
    삼성전자 DS(부품) 부문은 메모리사업부와 시스템 LSI사업부, LED(광원)사업부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먼저 메모리사업부의 경우 반도체의 기억 소자인 D램과 낸드(NAND)에 대한 기술개발을 주로 하는 곳이다. 이미 기술력은 다른 경쟁사에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앞서 있다.

    D램은 얼마나 빨리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느냐가 성능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삼성전자는 '20나노(1나노=10억분의 1m) 초미세 D램'을 사용하고 있다. 나노 수가 작을수록 D램 속도는 빨라진다. 그러면서 전력 소비는 줄어든고 수명은 길어진다.

    대부분 경쟁사들은 25와 29나노 D램을 쓰고 있다. 삼성전자보다 길게는 1.5년 이상 기술력에서 뒤쳐져 있는 것이다.

    ◇ '3차원 수직구조 V낸드'.. 삼성만의 '전매특허' 기술
    낸드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을 기준으로 기술력 차이를 가늠한다. 보통 데이터를 저장하는 최소 단위인 셀(Cell)을 몇 단까지 쌓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처럼 셀을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올리기 때문에 그 형태를 본 따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V낸드)'라고 부른다.

    삼성전자는 올해 24단을 뛰어넘어 32단 V낸드를 개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들어가는 셀은 고집적화·고용량화돼 있다.

    한 단에 1개 셀을 넣으면 SLC(single level cell) 또는 1bit이라고 부른다. 한 단에 셀을 2개로 나눠 집적시키면 MLC(multi level cell) 2bit라고 한다. 3개로 쪼개 쌓으면 TLC(triple level cell)가 된다.

    TLC 기술은 삼성전자와 일본의 도시바만 갖고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V낸드가 삼성만의 '전매특허' 기술이라는 점이다.

    경쟁사들은 여전히 평면구조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삼성전자의 V낸드 생산 전용 라인은 중국 시안과 경기도 화성에 있다. 삼성은 D램과 낸드를 합쳐 22년간 세계 1등을 유지하고 있다.

    ◇ '시스템반도체 골고루 상위권 유지'.. 선두권 격차 좁혀
    시스템 LSI사업부 역시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한다. 메모리사업부에 비해 화려한 성적표를 갖고 있진 않지만 여러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골고루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뇌 역할을 담당하는 AP의 경우 퀄컴과 애플에 이어 세계 3위을 달리고 있다. 카메라에 들어있는 CIS(센서)는 일본 소니 다음인 세계 2위다.

    모뎀(통신칩)과 소모성 전기를 잡아 전기사용 효율을 관리해주는 'PMIC', 디스플레이 제어장치인 'DDI' 등도 상위권에 올라있다. LED(광원)사업부도 오슬람까지 제치고 세계 2위에 등극한 상태다.

    ◇ 차세대 저장장치 'SSD’ 양산·보급 ‘초읽기’.. 웃음 참는 삼성?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 독주 체제는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대체하는 SSD 때문에 날개를 달고 격차를 더 벌일 가능성이 크다.

    SSD는 낸드플래시를 이용한 차세대 저장장치로, 기존 하드디스크드라이브에 비해 뛰어난 안정성과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를 제공한다. 하지만 하드디스크드라이브 대비 높은 가격이 보급화에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이 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IHS테크놀로지는 지난 3분기 저장용량 256기가바이트(GB)의 SSD 평균 판매 가격이 124달러였다고 밝혔다. 2년 전엔 226달러, 1년 전엔 171달러였던 SSD 가격이 2년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TLC단가가 떨어지면서 이런 흐름을 만들어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뛰어난 성능을 앞세운 SSD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 노트북은 물론 데스크탑 PC와 게임시장까지도 SSD가 집어삼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삼성전자가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된다. SSD를 구성하는 D램과 낸드, 컨트롤러 반도체 등 3개 부문 모두 삼성전자가 세계에서 제일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SD 속 부품 가운데 대부분은 삼성전자가 세계 1위 수준이다"면서 "한두 개 잘 만드는 회사들에 비해 삼성이 가격경쟁력과 성능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고사양의 데이터센터 서버용 SSD부터 일반 소비자용 SSD까지 3비트 V낸드를 탑재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