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또 장중 신저가 기록…상장 이후 처음으로 30만원선 하회


  • 삼성SDS 주가가 연일 폭락하면서 보름새 시총 10조원이 증발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순위도 뒤바뀌게 됐다.

    15일 삼성에스디에스(삼성SDS)는 전장대비 3.07%(9500원) 내린 29만9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에는 29만9000원의 신저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공모가(19만원)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지난달 14일 삼성SDS가 상장한 이후 30만원 선이 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삼성SDS의 시가총액도 23조1747억원으로 줄면서 시총 순위도 기존 4위에서 9위로 폭삭 내려앉았다. 특히 10위 기아차(22조6598억)와 11위 신한지주(22조6193억)와의 격차도 5000억원에 불과해 언제 순위가 뒤로 밀릴 지 모르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삼성SDS는 지난 14일 상장 첫날 공모가의 두 배에 달하는 시초가(38만원)를 형성한 뒤 7거래일 연속 올라 시총 33조1178억원까지 불어난 바 있다. 당시 시총 3위였던 SK하이닉스와의 격차도 2조2000억원도 채 되지 않아 역전까지 기대되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SDS의 주가가 펀더멘털(기초여건 및 성장 잠재력) 등을 고려할 때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이슈로 크게 고평가됐다는 거품론이 확산되면서 주가가 급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개인투자가들은 단기 수익 실현을 위해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그동안 삼성SDS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수혜를 입을 것이란 관측으로 프리미엄을 크게 적용받으면서 최고 60만원(현대증권)의 목표주가를 제시받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 한 달간 국내 증권사 16곳이 내놓은 삼성SDS 목표가 평균은 44만6438원으로, 이날 종가대비 50%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와 함께 계열사인 제일모직 상장 공모가 치뤄지면서 투자자들이 삼성SDS에서 제일모직으로 갈아탔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SDS 공모주 투자로 단기 수익을 올린 투자자들이 제일모직 공모 참여를 위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란 설명이다.

    또 최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들이 보유한 지분 일부를 의무보호예수 기간(6개월)이 끝나는대로 매각할 것이란 예상도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의무보호예수는 신규 상장되거나 인수·합병·유상증자가 이뤄진 기업의 주식에 대해 소액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최대주주 등이 일정기간 보유 지분을 매매하지 못하도록 한 제도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현재 삼성SDS 지분 11.25%를 보유하고 있으며,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 사장도 각각 3.90%를 갖고 있어 이들 삼남매의 지분 합계만 19.05%에 달한다.

    앞서 외국계 증권사인 BOA메릴린치는 지난 11일 보고서를 내면서 "삼성 브랜드가 갖는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삼성SDS의) 현재 주가는 실적 대비 지나치게 높다"며 "삼성전자와의 합병 가능성을 제외하면 대주주의 지분 매각 등 그룹의 지배구조 재편 과정이 삼성SDS 주가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이 증권사는 삼성SDS에 대해 목표가 26만원에 '매도' 의견을 내놨다.

    메릴린치에 앞서 크레디리요네(CLSA)도 이 부회장 등 삼성 오너일가에서 지분을 처분하고 향후 설립 가능성이 있는 그룹 지주사와 스왑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매도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CLSA는 "오너가의 지분 매도는 50%가량의 지배구조 프리미엄이 희석되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소득세법상 양도소득세가 발생해 상당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현금화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