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전반 순식간에 확산 '럭키백 열풍'
"연말 시즌, 불황 속 싼 제품 원하는 소비자 심리 이용한 '재고떨이' 마케팅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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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을 맞아 유통업체들의 럭키백 마케팅이 부쩍 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럭키백 열풍이 소비자들의 사행심을 조장해 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복주머니 행사에서 유래된 럭키백은 가방에 상품을 무작위로 담아 일정 금액에 판매하는 방식의 상품을 지칭한다. 기업에선 통상적으로 지불 금액 이상의 상품을 랜덤으로 넣어 복불복 형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 호응을 얻자 럭키백 행사는 패션업계 전반으로 순식간에 확산, 여러 업체들도 하나 둘 씩 이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추세다.

    지난 10일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남성 캐주얼 브랜드 ‘시리즈’는 코엑스몰 매장 오픈을 기념하며 럭키백 이벤트를 진행했다. 시리즈 나누크 파카를 비롯한 시리즈의 인기 상품 등 최소 8만원부터 최대 75만원 상당의 제품을 구성, 매장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3만원에 10명 한정 판매했다.

    MCM도 지난 12일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낸 컬처 스토어 '마지트(M:AZIT)'에서오픈 1주년을 맞아 럭키백 행사를 열었다. 당일 오후 12시12분부터 하루 동안 럭키백 120개를 12만원에 균일 판매하면서 럭키백 안에는 백팩·지갑·가방·키링·스카프 등 30~70만원 상당의 제품이 랜덤으로 들어가 있었다. 

    MCM 측은 "럭키백 행사는 지난해 매장 오픈 때도 진행, 반응이 좋아 럭키백을 추가 판매할 정도였다"며 "고객에게 보답하기 위한 이벤트 개념이며 고객 모두 만족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럭키백을 진행하는 두 행사장에는 이벤트 참가를 위한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등 고객들은 열띤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연말 시즌에 맞춰 불황에 조금이라도 싼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절묘하게 이용해 재고떨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에선 시즌이 지난 재고 상품을 화려하게 처리할 수 있는데다 럭키백 행사로 마케팅 효과까지 톡톡히 누릴 수 있어 손해가 없다"며 "소수만이 행운을 거머쥘 수 있는 복권의 사행성을 빼닮아 소비를 조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MCM측은 "재고만이 아닌 신상품도 일부 넣어 일반 럭키백과 차별화를 뒀다"고 강조했지만 업계는 "일부 신상품으로 사행심을 조장해 소비자 지갑을 열어 보겠다는 업체들의 속셈은 달라보이지 않는다"며 "불황 속 소비심리를 잘 이용한 럭키백 마케팅은 더욱 확살될 전망"이라는 답변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