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거래정지·동부CNI 장중 '하한가' 등 영향


  • 동부건설이 기업회생절차인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동부그룹 계열사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저하되면서 관련 주가가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2일 동부그룹 내 비금융계열사 지주격인 동부씨엔아이(동부CNI)는 전거래일대비 11.75%(295원)이나 폭락한 221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에는 가격제한폭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동부라이텍(-8.63%), 동부로봇(-6.06%), 동부제철(-2.85%), 동부증권(-2.02%), 동부화재(-1.27%), 동부하이텍(-0.22%) 등 모든 계열사 상장종목이 약세를 보였다. 동부그룹주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각각 6개사와 2개사가 상장돼 있으며,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부건설의 거래는 정지됐다.

    이같은 주가 흐름은 동부그룹의 핵심 계열사였던 동부건설이 지난 12월31일 서울중앙지법에 기업회생절차인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동부CNI는 또 다른 계열사인 동부메탈과 함께 그룹 내 동부건설 다음으로 유동성 위기가 가장 큰 회사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3분기말 현재 기준 동부CNI의 현금성 자산은 66억원에 그치고 있으며, 동부메탈은 48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연내에 동부CNI와 동부메탈이 상환해야 하는 채무는 각각 1000억원, 1470억원에 달한다.

    그나마 동부CNI는 이날 동부그룹 금융IT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자회사 FIS시스템의 매각을 900억원에 완료했다. 확보된 자금으로 동부CNI는 이날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 100억원(동부CNI42-1)을 포함해 300억원을 상환하면서 급한 불은 껐다.

    동부CNI 관계자는 "이 밖에 분할매각 예정인 전자재료사업부의 분할 등기도 신청, '동부 전자재료'라는 사명으로 분할되는 전자재료사업부는 등기가 완료된 후 매각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지난해부터 진행한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현재까지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반면에 동부메탈은 오는 6일 5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재 동부메탈이 미국계 투자자문사를 통해 재무적 투자자인 외국계 D사와 약 1500억 규모의 외자유치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또 최근 자회사 동부하이텍 매각이 무산된 점도 부담이다.

    기업신용등급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는 "올해에만 동부메탈의 회사채 만기도래액이 1470억원에 달하는 등 단기상환부담이 높은 수준"이라며 "지난해 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보이고 있고, 공급과잉인 합금철시장의 수급여건을 감안하면 영업수익성 회복이 불투명해 자체적인 채무상환능력이 미흡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한편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특단의 노력으로 경영 핵심 문제들을 신속히 해결하며 사업 구조조정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현금 유동성 창출에 최선을 다해 견실한 재무 구조를 갖춰 나가야 한다"며 "참담한 현실을 딛고 일어서서 용기와 열정을 가지고 서로 힘을 합쳐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간다면 반드시 조속한 시일 내에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새로운 동부의 내일을 맞이할 것"이라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