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전원 정규직화' 일부 보도에 노사 "오보" 한목소리정규직 전환 지연 책임 놓고 노사 맞서… 대화 길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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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환은행 무기계약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을 두고 외환은행 노조와 외환은행, 하나금융지주가 혼선을 빚었다. 일부 언론에서 “무기계약직 직원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고 보도했으나, 노사 모두 오보라며 반박한 것이다.

일부 언론은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무기계약직 직원 2000여명과 하나은행 무기계약직 직원 1400여명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7일 보도했다. 해당 보도를 접한 금융권에서는 노사간 입장 차이 탓에 좀처럼 진행되지 못하고 있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작업에 속도가 붙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한 때 나왔다.

그러나 외환은행과 노조, 하나금융지주는 이 같은 보도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해당 내용은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차원에서 논의된 바 없다는 의미다.

하나금융 역시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현재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을 위한 대화가 외환은행 노조의 무리한 요구로 파행을 거듭해 현재는 대화중단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당초 하나금융 경영진과 외환은행 노조의 은행 통합 논의 과정에서 무기계약직 직원들의 전원 정규직 전환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 노조는 사측이 전원 즉각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다며 이를 이행할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일부 언론 등을 통해 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노조의 주장을 수용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에 하나금융은 역시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은행 및 외환은행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은 지난해 말 노사간에 합의가 이루진 상황”이라며 “다만, 노조 측이 무리한 요구를 계속하므로 그 시행이 미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규직 전환은 두 은행의 통합 후 1개월 이내에 진행하기로 합의했지만, 경영진과 외환은행 노조가 전환 시기 및 대상, 급여 수준, 자동승진 여부 등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외환은행 노조는 전원 즉각 정규직 전환, 즉각적인 급여 인상 및 승진을 요구하고 있는데, 기존 정규직과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실현하기 어렵다. 사실상 무리한 요구”라며 “경영진은 무기계약직의 통합 후 1개월 이내에 선별적 전환과 현재 급여수준 유지, 일정 기간 경과 후 별도의 승진심사를 통한 승진기회 부여 등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외환은행 노조 역시 해당 보도가 오보라고 설명했다. 노조 측은 “정규직 전환은 노사가 합의했지만,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이견이 있다”고 밝혔다. 여기까지는 하나금융 측과 같은 내용이다.

하지만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하나금융 측의 설명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 관계자는 “비정규직 전원에 대한 정규직 즉각 전환, 임금인상 및 승진 등은 사측과 이미 합의된 내용임에도 현재까지 이행되지 않아 노조가 요구하고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노사간의 합의가 제자리걸음만 계속하는 이유는 하나금융 측이 진정성 있는 대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화에는 응하지 않은 채 두 은행의 통합작업만 서두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환은행 노사 모두가 '계약직 전원 정규직 전환' 보도가 오보라고 지적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외환은행 무기계약직 직원의 운명은 다시 안갯속에 빠진 형국이 됐다. 두 은행의 통합 논의가 제자리에 머무르고 있는 이유와 책임 소재에 대해서도 주장이 엇갈리면서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의 향후 대화도 쉽게 풀리지는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