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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등장으로 성장이 주춤했던 가계부가 최근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11번가는 올해 1월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간 가계부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상승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장기화된 경기침체 속에 한 푼이라도 아끼고자 하는 소비자의 니즈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11번가에 따르면, 가계부는 직접 손으로 쓰면 돈의 흐름을 알 수 있어 절약하는 습관이 확실히 잡힌다는 장점에 구매가 늘었다.
11번가 이보미 문구담당 MD는 "스마트폰 내 은행이나 가계부 앱의 경우 입출금 내용이 자동 계산돼 경제 관념을 기르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개인정보 유출 위험과 백업을 하지 않으면 정보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것도 아날로그 가계부 붐을 일으키는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경제 관념이 투철한 젊은 고객들이 가계부를 '캐쉬북'이라 칭하며 아날로그 가계부 시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2013년 대비 2014년 20대 가계부 구매 비중은 37%로 전년 대비 15% 늘었다. 또 30대도 33%를 기록해 2030세대가 70%로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늘어난 젊은 소비자를 고려해 세련된 색상과 디자인이 추가된 가계부 종류도 같은 기간 30% 가량 늘었다.
11번가는 가계부 구매가 늘어남에 따라 큐레이션 쇼핑 '쇼킹딜십일시'를 통해 가계부를 대거 선보인다. 쇼킹딜십일시 앱에서 구입 시 T멤버십 최대 11%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한편 저금통과 같은 아날로그 저축 상품도 잘 팔려 새해 첫 주 저금통 매출은 64% 증가했다. 동전을 올려 놓으면 강아지가 동전을 먹듯 움직이는 이색 저금통이 특히 반응이 좋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저금리 기조로 인해 현금을 보유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금고 매출도 127% 껑충 뛰었다.
11번가 박종복 팀장은 "장기화된 경기 불황으로 한 푼이라도 아끼고 모으기 위해 경제 관념을 높일 수 있는 제품 구매가 늘었다"며 "본인이 직접 손으로 쓰고, 동전을 넣으면서 몸에 절약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어 스마트폰 시대에도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