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노사 합의 없이 승인 가능… 계속 못 기다려"외환 노조 "극한대립 피해야… 협상 적극 나설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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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노조와의 합의가 없이도 두 은행의 통합을 승인할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발언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반년 가까이 끌어온 두 은행의 통합은 빠르면 이번주, 늦어도 이 달 안에 분수령을 맞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12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노조의 합의가 없어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승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지난해 7월 이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노사 합의를 충분하게 기다려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반년동안 제자리걸음에 머물러 있는 통합 작업을 계속 두고만 볼 수는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노조를 협박하려는 것이냐"는 야당 의원들의 질타에, 그는 "그런 의도가 있었다면, (기다리지도 않은 채) 바로 승인을 했을 것"이라며 "양 측이 잘 합의해달라는 진정성을 갖고 드리는 말씀"이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 노조의 합의가 없어도 이달 안에 통합승인신청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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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외환은행 노동조합 제공

  • 신제윤 위원장이 이처럼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밝힌 데 이어 외환은행 노조도 적극적인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외환은행 노조는 같은 날 오후 서울 외환은행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여부·통합원칙·인사원칙 등에 관한 협상을 신속하고 밀도있게 진행해 외환은행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합의서를 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노조는 "조기통합이 외환은행에 더 유리한 선택이라고 판단되면 2·17 합의서를 수정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2·17 합의서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작성된 문서로, 외환은행의 5년 독립경영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노조는 이 합의서를 근거로 조기통합에 반대해 왔다.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은 "노사간의 입장 차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극한 대립을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합병절차 중단에 관한 서면합의 없이도 통합에 관한 본협상에 돌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노사가 좀 더 진정성 있게 대화에 나서라'는 촉구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외환은행 소속 무기계약직 직원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새로운 요구도 아니고 통합 관련 협상의 쟁점도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권에서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작업이 이번주 중 전환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 위원장이 "노사 합의 없이도 통합을 승인할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힘으로써 하나금융은 단독으로 통합 승인신청서를 제출할 명분이 생겼고, 외환은행 노조 역시 적극적 협상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금융권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빠르면 이번 주, 늦어도 이 달 안엔 통합 논의가 매듭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