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협상 지나친 장기화 바람직하지 않아"3월1일 합병 공시… 통합 작업 속도 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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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노조의 동의 없이도 두 은행의 통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쪽으로 금융당국이 태도를 바꾼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빠르면 이달 중 하나금융지주가 금융당국에 하나-외환은행의 통합 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태도 변화가 두 은행의 통합에 어떤 변수가 될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오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29일 개최될 예정인 임시주주총회에 상정할 통합 안건을 의결할 계획인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하나금융은 두 은행의 통합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두 은행의 합병기일을 3월1일로 공시했는데, 날짜를 맞추기 위해서는 그 전에 주총 의결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이 같은 절차를 2014년 내에 매듭지으려고 했지만, 외환은행 노조와의 협상이 난항에 빠지면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는 외환은행 소속 무기계약직 직원 2000명의 정규직 전환을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노조 측이 정규직 수준의 임금 지급, 일정 기간 후 전체 승진 등을 요구하는가 하면,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은 두 은행 통합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금융은 "경영상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무리한 요구"라는 결정을 내리고, 외환은행 노조와의 합의 없이 통합 승인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노조와의 협상이 끝내 결렬된다면, 그냥 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금융위원회는 하나금융이 승인 신청을 낼 경우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 대화기구를 발족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대화가 좀처럼 진전되지 않은 채 제자리걸음만 계쏙하고 있다"며 "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와의 협상이 장기화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하나금융이 노조와의 합의 없이 합병 승인 신청을 하더라도 이를 물리칠만한 근거가 없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 측은 "사측의 주장과는 달리 '무리한 요구'나 '새로운 요구'를 한 적이 없다"며 "대화 노력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