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업체 "시중은행도 대부분 철수…포화상태"SBI저축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중점"
  • ▲ 저축은행 ⓒ 연합뉴스DB
    ▲ 저축은행 ⓒ 연합뉴스DB

저축은행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이 오토론 시장에 진출한다. 올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외부 충격을 막고 금융자산을 안정적인 운영해 저축은행 강자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오토론(자동차담보대출) 출시를 위해 내부 태스트포스(TF)팀을 조직하고 전산구축 입찰제안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한 뒤 오토론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신차보다 중고차 동산담보대출 형태의 오토론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토론은 자동차 제조사와 금융사, 고객이 3자 계약을 맺는 자동차할부금융과 달리 금융사가 제조사 없이 고객과 직접 계약을 하는 양자계약이다. 현재 자동차할부금융은 법적으로 규정된 회사만 취급할 수 있어 캐피탈 업체가 전담하고 있고, 오토론은 시중은행·카드·보험사 등 대부분이 취급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이번 오토론 시장 진출을 통해 취급 여신 자산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치우친 비중을 낮추고, 현재 운영중인 방카슈랑스와 새로 진출하는 오토론 등 새로운 사업영역을 활용해 외부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업계에서는 SBI저축은행의 오토론 시장 진출을 두고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기존의 캐피탈 업체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고 HK와 아주저축은행 등 경쟁 저축은행들이 이미 3~4년 전부터 사업을 시작해 시장을 점유하고 있어 오토론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중고차 시장 규모가 해를 거듭할 수록 확대되고 있어 몇 해 전부터 금융업체가 중고차 동산담보대출 형태의 오토론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중고차거래시장은 2009년 202만건에서 2013년 338만건으로 확대되는 등 크게 성장하고 있어 오토론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자동차금융 관련 사업은 판매․영업 네트워크가 성패를 가르는 사업인만큼 기존 운영업체(캐피탈업체)들이 전적으로 유리한 편"이라며 "2~3년전 시중은행들도 오토론 시장이 블루오션이라며 대거 진출했으나, 수익이 별로 남지 않아 결국 대부분 사업을 철수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현재 포화상태인 오토론 시장에 SBI저축은행이 진출한다해도 오토론 시장 판도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SBI저축은행은 오토론 상품 출시가 시장 장악을 위한 경쟁적 진출이 아닌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실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장 진입을 통해 오토론을 저축은행의 사업 영역 중 하나로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지만 상품 설계 및 금리 차별화를 통해 고객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수익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