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좋은 일자리 창출' 언급에 기업銀 '2배 채용' 화답시중은행, '더 뽑자니 부담, 안 뽑자니 비난…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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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신규채용 규모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첫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이 목표’라고 밝혔는데, 기업은행이 이에 호응해 대규모 신입행원 채용 의사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들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업은행은 2015년 신규채용 규모를 지난해의 두 배로 늘릴 방침이다.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지난 20일 "올해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지난해 220명보다 훨씬 늘린 400명 이상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권 행장은 "기본적으로는 기업은행의 인력 수급계획을 바탕으로 신규 채용 규모를 정하지만, 청년들이 워낙 어려운 처지에 있는 것도 감안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우리 경제의 가장 큰 과제가 일자리 창출인데, 기업은행이 도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공공기관 재지정'의 여파로 신입행원 채용을 하지 않았다. 2013년엔 445명이었던 정규직 공채를 220명으로 줄이기도 했다.
권 행장은 "기업은행의 인건비 부담은 상당히 적으며, 인원도 다소 부족한 상태"라며 "생산성으로 따지자면 우리가 상당히 높은 축에 속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이 이처럼 채용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다른 시중은행들이 고민에 빠졌다. 이들 은행들은 "아직 신규 채용 시즌이 아닌 만큼, 채용 규모 등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 올해 신규 채용이 없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해당 은행들은 난감한 상황에 빠져 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일자리 창출을 독려하고, 경쟁 은행이 이에 적극 화답하는 상황에서 채용 규모를 유지하거나 축소하겠다고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 인건비를 마냥 늘리는 것도 곤란한 상황이다.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아직 신규 채용 규모에 대해 확정된 바가 없다"면서도 "증권가 등을 중심으로 올해 국민은행 신규 채용이 없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뜬 소문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국민은행 다른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아직 정확히 정해지진 않았지만, 작년에 비해 늘었으면 늘었지 줄어들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외환은행과의 통합을 앞두고 있는 하나은행의 경우, 통합을 이유로 신규 채용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두 은행의 통합을 이유로 인력을 인위적으로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올해 신규 채용을 생략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