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유럽·일본 성장 부진… "中 경제 신창타이(新常態) 시대 진입"미국, 선진국 가운데 유일 '성장세 전망'"美 성장이 세계 경제 회복 견인치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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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2015 한국경제②]새해부터 세계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우울하다. 국제유가는 낮아져만 가고, 유로존과 일본의 디플레이션 우려와 미국의 금리 인상 예고 등 현존하는 걱정만해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세계은행 역시 앞으로의 세계 경제에 '빨간불'을 켰다. 지난해 6월 세계은행이 예상했던 올해 글로벌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3.4%. 6개월 만에 세계은행은 3.0%로, 당초 예상치보다 대폭 하향 조정하며 절반 이상 하락한 국제 유가와 경제 불확실성이 변수로 꼽기도 했다.

세계은행은 ""세계 경제가 지난해보다 개선되겠지만 유럽과 일본의 경기침체, 여러 지정학적 분쟁 위협, 석유 수출국의 재정 문제 같은 위험이 상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중국·유럽·일본 성장 부진…
"中 경제 신창타이(新常態) 시대 진입"

지난 21일 열린 '글로벌 경제 전망 세미나'에서 스탠다드챠타드그룹 존 캘벌리 글로벌경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15년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기가 살아날 예정이지만 유럽과 중국의 성장은 이전보다 부진할 것"이라며 "더뎌지는 중국의 성장률이 '뉴노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중국은 24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30여년간 연평균 10% 내외의 고성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중국이나 2015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7.0%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이 고속 성장과 가파른 산업화로 야기된 각종 문제에 직면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내지 못한 채 '중진국 함정'에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중국경제 2014년 평가와 전망' 보고서에서도 지난해 중국 경제는 정부의 내수확대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매판매 증가율은 2013년 13.1%에서 12.0%로 낮아졌다. 성장을 이끌었던 고정자산 투자도 15.7% 증가에 그쳐 2013년 19.7%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국경제 성장둔화가 더욱 가속화됐다는 분석이다. 

올해에도 부동산 시장침체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산업구조조정 등으로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시선이 강했다. 

국제무역연구원 이봉걸 연구위원은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는 예견됐던 일"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유로존과 일본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쉽게 열지 않고 있다. 유가 하락도 단번에 이런 흐름을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란 분석이다. 세계은행은 유로존과 일본의 올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보다 각각 0.7% 포인트와 0.1% 포인트 낮은 1.1%와 1.2%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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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의 귀환, 선진국 가운데 유일 '성장세 전망'
  • "美 성장이 세계 경제 회복 견인치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미국은 세계은행이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나라였다. 세계은행은 지난해 6월 3.0%에서 이번에 3.2%로 올리며 미국 경제가 기지개를 펴고 있다는 세계 각국의 분석에 힘을 실었다.

    코트라 이태식 북미지역본부장 역시 '미국 경기 호조'를 점치며 "미국의 견조한 경기회복세가 과거와 달리 소비와 비건설부문 투자에서 출발하고 있어 금융위기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가계소득은 지속적으로 상승, 중간가계소득은 3년 연속 증가했고 2014년 6월 기준 가구 연소득 중간값은 5만3891달러로 2011년 대비 3.8% 늘었다. 더불어 소비자신뢰지수는 90.9로 2007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소비자심리지수도 2014년 12월 93.6으로 2007년 1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노동시장에서도 미국 경제 부활의 신호는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2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 수가 25만2000명으로 발표, 지난해 누적 신규 고용은 15년 만에 가장 많았고 실업률은 5.6%로 전월보다 0.2%포인트 떨어지며 미국의 고용지표가 지속적인 개선세를 보이고 있음을 증명했다. 

    이에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0일(현지시간) 15년간 신흥국의 우위 행보를 지켜봐야 했던 미국이 올해 다시 세계 경제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 ▲ 국제통화기금(IMF)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 ⓒ연합뉴스
    ▲ 국제통화기금(IMF)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 ⓒ연합뉴스

  • 그러나 저유가와 미국 경제 회복이 세계 다른 지역의 경기 회복까지 견인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미 언론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지금 시점에서 주요 관심사는 과연 낮은 원유 가격과 미국의 강한 회복이 글로벌 경제를 더 낙관적으로 전망할 수 있게 하는가"라면서 "대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하방 위험 요인이 여전히 많다"고 진단했다.

    그는 "저유가와 미국의 고성장이 소비 진작과 투자 확대에 일부 도움은 될 수 있겠지만, 다른 지역의 고질적인 약세에 대한 치유책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너무나 많은 국가가 높은 정부 부채율과 고실업률 등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잔재에 짓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저유가는 원유 수입 개도국의 빈부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황금 기회'라며 당해 정부는 에너지 보조금을 감축하고, 지출을 빈부 격차 해소에 집중하면서 구조 개혁 및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