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국내 생산 유발효과 23조5000억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수소경제 구축을 미래 먹거리로 정하면서 수소시대에 대한 청사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회장은 27일 광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 '수소연료전지차 육성'을 선언했다. 광주 지역의 수소연료전지차 관련 인프라와 현대차그룹의 기술역량을 융합해 전후방 산업 및 기업을 육성하고 수소경제 선도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수연료전지차 연관산업 및 기술·벤처를 발굴 육성하고, △친환경 복합 충전 및 에너지저장장치 기능이 결합된 융합스테이션 플랫폼을 구축하며, △수소연료전지차 관련 네트워크 마련 및 인력 양성을 통해 수소경제의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수소는 에너지 효율이 높고 오염물질 배출이 없는 궁극의 친환경·미래에너지로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주요국가들이 최근 에너지 안보, 친환경,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수송용 연료전지차 보급과 충전 인프라 구축을 앞다퉈 진행하는 분야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과 광주 혁신센터의 산(産)·학(學)·연(硏) 중심 수소연료전지차 동반산업 육성이 유기적인 시너지를 낼 경우, 아직 초기 단계인 세계 수소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할 전망이다.

     



  • ◇수소경제, 전 분야 혁신 가능=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디젤차(투싼ix 2.0 디젤 기준) 100만대를 수소연료전지차(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기준)로 대체했을 경우 연간 1조5000억원의 원유 수입 대체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유, 석탄, 가스 등 화석에너지를 수소에너지로 전환함에 따른 것이다.

    또한 수소연료전지차 100만대는 1GW(10만대 × 10㎾/대=1GW)급 원자력 발전소 10기(구축 비용 30조원) 역할을 수행한다. 수소연료전지차를 에너지 저장소 및 가상 발전소로 활용할 경우 전력 피크 시 전력계통, 산업 또는 가정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다.

    온실가스감축 효과도 커 수소연료전지차를 100만대를 운행할 경우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은 연간 210만t 가량 줄어 든다.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6대 핵심기술로 연료전지 분야를 선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차량 100만대 대체 효과에서 나타나듯 수소경제 구현에 따른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생활, 산업, 환경 교통, 안보 등 사실상 모든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당장 수소산업은 수소연료전지차의 기술혁신을 중심으로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수소 수송, 저장, 이용 인프라 및 생산기반 구축 등의 과정에서 막대한 연관 산업 발전과 고용 창출이 발생하며, 해외 수출 산업화도 이룰 수 있다.

    일본 닛케이 BP 클린테크연구소에 따르면 오는 2030년 세계 연료전지 시장 규모는 약 400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엔 오는 2040년 기준으로 연료전지 산업규모가 약 107조원에 달할 것으로 부경진 서울대 교수는 추정하고 있다. 생산 유발효과는 약 23조5000억원, 고용효과는 17만3298명에 이른다.

     

  •             
    ◇송전탑 사라지고 개인도 에너지 자립 가능=개인의 삶에도 상당한 변화가 발생한다. 수소 이용이 일반화된 수소경제 사회에선 각 가정 또는 아파트 단지 등 소규모 집단에서 직접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필요할 때 마다 원하는 만큼 자가 발전을 통해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각 가정에서 직접 전기를 생산함에 따라 송전탑이 사라지게 되고 소규모 집단으로 구성된 수소 시티(도시)가 형성돼 진정한 에너지 자립을 이룰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수소산업은 미래 신성장 산업과 직결되고 주력산업 육성을 통한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며 "신소재, 고부가 기계 장비, ICT 등 신산업과 자동차, 건설, 화학 등 주력 산업 발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민·관 협력으로 미래 수소경제 주도권 잡아야=국내 수소산업은 발전용과 수송용 연료전지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은 정부 정책 지원에 힘입어 지난 2009년(8.4MW) 부터 2013년(127.6MW)까지 연평균 57.8% 성장했다.

    LNG를 연료 원(源)으로 사용하고, 핵심 기술 자립도가 다소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대규모 전력 생산업자에게 일정 비율 이상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의무화하는 의무할당제(RPS) 시행이 상당한 효과를 봤다. 특히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에 성공했을 정도로 수송용 연료전지 분야에서는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의 자동차 전문 매체 워즈오토는 현대차 투싼 수소연료전지차의 동력 장치(파워트레인)를 ‘2015 10대 최고 엔진’으로 선정했으며, 지난 2013년에는 미국 시장조사기관 내비건트리서치가 보고서에서 현대차를 수소연료전지차의 ‘확고한 1위(Clear Leader)’로 평가한 바 있다.

    또한 연료전지는 석유화학 등 에너지 분야나 자동차, 가전 등 제조 부문이 튼튼한 우리나라와 일본에 유리한 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탄소에서 수소사회로의 패러다임 전환 시기인 만큼 보다 유기적인 민관 협력 및 투자가 필요하다.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확산, 충전 인프라 확대, 그린카 에너지 실증사업 추진 등에 좀더 속도를 낸 다면 우리나라가 미래 수소사회를 주도할 수 있다.

    유지수 국민대학교 총장은 "우리 나라가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성공했지만 보급과 확산에서는 일본에 뒤지고 있다. 친환경과 경제 성장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유 총장은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소재, 부품, 석유화학, 제철, 건설 등 전후방 연관산업에 큰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선 서둘러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