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퇴직금 규정 변경 추진 … 기존 대비 1.5배 증가오너 2세 곽정현 사장도 수혜 전망 … 주주 원성 거세주주 연대 반발 … 회사 상대 항의 및 주주행동 논의 중
-
- ▲ KGM 곽재선 회장(가운데), 황기영 대표이사(오른쪽 두번째), 박장호 대표이사(맨 왼쪽), 노철 노동조합 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 곽정현 사업전략부문장(맨 오른쪽)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KGM
KG 모빌리티(이하 KGM)가 대규모 무상감자를 결정한 가운데 임원 퇴직금 지급 대상과 퇴직금 규모를 동시에 늘리면서 소액주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특히 이번 규정 변동으로 KG 그룹 오너 2세인 곽정현 KGM 사장도 수혜를 입을 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일부 소액주주들은 회사와 오너 일가를 상대로 이를 규탄하는 집회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KGM은 지난 10일 주주총회 소집공고 공시에서 오는 26일 개최하는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의 건'을 상정한다고 공시했다.이는 당초 지난달 24일에 공시한 첫 주주총회 소집공고에는 없던 안건으로, KGM은 정정 공시를 통해 주주총회 목적 사항을 추가했다.회사는 이번 공고에서 퇴직금 지급 규정을 적용받는 임원을 명확히 하고자 '임원의 정의'를 확대, 퇴직금 지급 대상을 늘렸다.기존에는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이사 및 감사로서 상근인 자'였으나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이사 및 감사로서 상근인 자와 비등기임원으로서 상근인 자'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KG모빌리티에서 미등기 상태로 근무 중인 임원들도 개편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퇴직금 금액도 늘어난다. 기존에는 퇴직 당시의 월보수금액에 재임년수를 곱해 산정됐지만, 변경 후 이의 1.5배로 증가한다. 단, 재임 기간이 1년 미만인 경우 퇴직금 산정 및 지급에서 제외한다.업계에선 이러한 규정 변경이 곽정현 KGM 사장을 챙겨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982년생인 곽 사장은 곽재선 KG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2023년 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KGM에서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회사 관계자는 "기존에도 미등기 상태로 근무 중인 임원들도 퇴직금 수령 대상이었으나, 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용어를 변경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쌍용자동차 시절부터 임원들의 처우가 동종업계 타사에 비해 상당히 낙후된 측면이 있었다"라며 "같은 KG그룹 계열사 임원들과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측면도 있다"라고 덧붙였다.문제는 KGM이 같은 날 이사회 의결을 통해 무상감자를 결정, 다음날 주가가 폭락했다는 점이다. 회사는 앞서 액면가 5000원의 자사 보통주 1조 9640만4254주를 액면가 10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를 공시했다.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GM은 전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9.11%(900원) 급락한 3810원에 거래를 마쳤다.이번 감자로 KGM의 자본금은 약 9820억 원에서 1964억 원으로 80% 감소하게 된다. 감자 차익은 7856억 원으로 자본총계는 그대로 유지된다. 또 액면가를 감액하는 것이므로 감자 전후 발행 주식 수도 변동하지 않는다.KGM은 결손금 보전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감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실제 무상감자는 통상 한계 상황인 기업이 결손을 보전하려고 하거나 자본잠식 위기에 빠졌을 경우 상장폐지를 벗어나기 위해 선택하는 방법 중 하나다.다만 단기적으로 주가가 크게 변동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차익만큼 결손금을 보전할 수 있어 부채 비율을 낮출 수 있고, 향후 주당순자산가치(BPS) 등도 높일 수 있다.KGM 소액주주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일부 주주들은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KG그룹 오너 일가 및 회사를 상대로 항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회사 차원의 미온적 주주가치 제고, 오너 일가의 과도한 겸직 등에 대해 항의할 전망이다.실제 CEO스코어에 따르면 KG그룹의 전체 등기임원 119명 중 31명이 오너 일가(26.1%)인 것으로 나타났다. 곽재선·정현 부자와 장녀인 곽혜은 그룹 부사장이 이사로 등재된 회사는 23개로, 총 33개 계열사의 70%에 달했다.이중 그룹 내 10개 계열사 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곽정현 사장의 과도한 겸직에 대해선 업계의 꾸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한 KGM 소액주주는 "과도한 겸직에 따라 주요 업무에 투입될 경영진의 부재가 우려된다"라며 "이는 기업성장 저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