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당 연회비 20만원, 3만5천원 상당의 상품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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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드카드 만드세요. 본인과 남편 2장 만들면 연회비 40만원 전액을 지원해드리고, CGV영화관람권 4장, GS칼텍스주유권 5000원권 6매 드립니다"

    현대카드에서 VIP고객 특별혜택을 준다며, 일인당 20만원씩인 연회비 전액와 함께 약 3만5000원 상당의 상품권을 더 준다는 식의 불법 신용카드 모집행위가 남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신전문업법(이하 여전법)에 따르면 연회비 10% 이상의 금품을 지급하는 것은 '과다 경품지급'으로 엄연한 불법행위다.

    이른바 '불법 VIP관리 영업'은 은밀하지만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9일 현대카드에 소속된 다수의 모집인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프리미엄 라인인 레드카드 등을 신청하면 연회비 100%와 함께 상품권을 증정하고 있다.

    직장인 이정호(35.가명)씨는 "VIP이기 때문에 소개해 준 경우에만 연회비를 지원해주겠다고 했다. 요즘 공항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PP(Priority Pass)카드가 유행이기 때문에 와이프와 하나씩 만들었다. 지인 부부도 총 40만원을 지원받아 레드카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여신전문검사실 검사4팀 우현섭 팀장은 "연회비를 모두 지급하는 행위는 여전법 14조 4항 4조에 따라 모집인에게 6개월 업무정지, 500만원 이하의 과태를 부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 ⓒ현대카드
    ▲ ⓒ현대카드



    현대카드 프리미엄 라인 레드, 퍼플, 블랙카드 중 VIP관리라는 명목으로 유독 레드카드만 불법영업이 판을 치고 있는데, 이유는 비교적 쉽게 신청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퍼블카드는 연봉 8000만원 이상이면서, 상장사 혹은 50억원 이상의 자본금이 있는 회사의 과장이나 임원급이 되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레드카드는 비교적 가입조건이 낮아 모집인들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는 것.

    레드카드는 자본금 5억 이상 회사에서 대리 이상의 직급이거나, 연봉이 3700만원 이상이면 가입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현대카드에 전년도 원천징수영수증, 연봉계약서 중 하나의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직장인 김수경(32.가명)은 "연봉 3700만원이 넘어야 레드카드를 만들 수 있다는 조건이 안됐다. 그러자 현대카드 컨설턴트라는 사람은 대기업에 근무하는 남편이 동의해주면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남편은 연봉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도 회사이름을 듣더니 가입시켜준다고 했다"고 했다.

    블랙카드 발급조건은 더욱 심하다. 연봉이나 회사 소속에 관련없이 개인이 신청할 수 있고 현대카드에서 초청을 받아야만 계약할 수 있다.

    현대카드 김현섭 모집인(가명)은 "회사에서 퍼플카드는 혜택이 너무 많아서 가입자를 줄이는 중이다. 반면 레드카드는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현대카드 레드의 가입자는 2014년말 기준 13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레드카드 가입자 수는 프리미엄 카드 중에서도 꽤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2011년 기준 6만2000명이었던 가입자가 2배 정도 늘어 지난해 말 13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현대카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불법영업이 행해진다는 사실과 프리미엄 카드 모집인을 따로 둔다는 것은 인정했다. 반면 VIP고객 관리라는 명목으로 불법영업이 조직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에 대해서는 해명하지 못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모집과 관련해 주요 인터넷 사이트와 네이버, 다음 등 포털을 통해 모집인들이 불법적으로 영업하고 있는지 모니터링 하고 있다. 반면 오프라인은 워낙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감시하기 어렵다. 내부적으로 불법모집과 관련한 지속적인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모집인과 함께 신용카드사의 의무도 강조했다.

    금융감독원 여신전문검사실 검사4팀 우현섭 팀장은 "모집인은 카드사와 위탁계약과 같은 관계이기 때문에 카드사 역시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다. 카드사에는 불법모집을 방조한 혐의를 적용, 임원 문책 등 책임을 묻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