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2.0%→1.75% '깜짝 인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종전 연 2.00%대에서 1.75%로 인하했다. 사상 처음 기준금리가 연 1%대로 떨어진 것이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올 정도로 미약한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하기 위해 '깜짝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한국은행은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연 2.00%에서 0.25%포인트 낮은 1.75%로 인하했다. 

지난해 8월과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리고 5개월만에 0.25%포인트 더 낮춘 것이다. 

앞서 두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자, 추가 인하를 통해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금리 인하가 소비나 투자 심리를 자극해 경기 회복세를 돕는데 도움이 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지난해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부동산금융 규제 완화 이후 지속돼온 가계부채의 급증세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층 더 가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풀린 돈이 소비나 투자로 이어지기않고 부동산 시장에 몰려 전세가와 집값만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 하반기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개시 등 출구전략의 본격화를 두고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여서, 내외 금리차 확대에 따른 자본유출도 유의해야 하는 사안이다.  

이날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결정은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결정이다.

최근 이주열 총재는 기준금리가 사상 첫 1%대로 인하될 가능성을 열어두기는 했지만 이번 인하를 앞두고 충분한 사전 신호를 주지 않았다. 

통상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앞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동결을 결정하되 만장일치가 아니라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소수의견이 제기된 뒤 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지난 2월 열린 금통위에서 금리동결을 만장일치로 결정한 만큼 이달 역시 금리를 동결하되 소수의견이 대두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작년 두차례의 기준금리 인하 때처럼 소통 부족과 중앙은행의 독립성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