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택시조합, '콜거부' 현상 먼저 해결해야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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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다음카카오, SK플래닛일 비롯해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까지 '콜택시 앱'을 출시하고 택시 시장에 뛰어든 가운데 택시기사들의 '콜 거부'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콜택시 앱 서비스에 '단거리 콜'이 쏟아질 경우, 콜비를 받는다 하더라도 택시 기사가 승객을 찾아가는데 드는 비용 대비 승객이 실제로 이용하는 요금이 적어 택시업계의 '콜 거부' 현상이 예측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평균 연령이 높은 택시기사들의 경우 콜택시 앱을 설치하고 사용하는 방법을 잘 몰라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도 높다는게 택시업계 중론이다. 

    1일 IT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택시를 부르는 일명 '콜택시 앱'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지난달 31일 '카카오 택시'앱을 출시했다. 이용자들은 앱을 통해 근처에 있는 빈 택시를 바로 확인 가능하며 카카오톡 친구들에게 자신이 탄 택시의 차량 번호를 알려주는 '안심메시지' 서비스도 제공한다. 

    SK플래닛도 이에 하루 앞선 지난달 30일 택시기사용 'T맵 택시 앱'을 출시했다. 1800만 여명이 쓰는 내비게이션 'T맵'에 기반해 택시 호출·응답과 T맵을 이용한 실시간 경로 안내 기능을 제공한다. 휴대전화분실 방지 기능도 있으며 다음달 14일부터 승객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타트업들도 콜택시 앱 업계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쓰리라인테크놀로지'는 지난달 30일 콜택시 앱 '백기사'를 출시했다. 승객들은 앱으로 택시를 부를 때 기사에게 '임산부', '아이 동반' 등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로켓인터넷도 '이지택시'를 출시해 유사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콜택시 앱들은 당분간 택시기사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고 서비스 저변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흐름에 택시업계는 일단 긍적적인 분위기다. 콜택시 앱의 난립으로 승객의 혼란이 야기될 수 있지만 앱을 통해 콜택시 서비스가 활성화를 띌 수 있기 때문이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택시의 경우 월간 이용자 수 3000만 명이 넘는 카카오톡과 서비스를 연계하면 큰 홍보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T맵택시의 경우 실시간으로 막히는 길까지 미리 파악해 최적경로를 알려주는 국내 1위 내비게이션 T맵을 결합, 기능성을 한층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업계는 이같은 대중성과 기능성이 '콜택시 앱'의 성공을 완전히 보장하지는 못한다고 말한다. 콜택시 앱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기본 요금을 상회하는 단거리 이동을 하게되는데, 기존 택시 서비스가 안고있는 '단거리 콜거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콜택시 앱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콜택시 앱을 설치해야하는 앱 특성상, 평균 연령이 높은 택시 기사들이 택시앱 사용법을 알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이용자가 콜택시 앱을 신청할때 자기가 가는 곳을 입력하게 되는데, 택시기사들에게 '단거리 콜'이 떨어질 경우 '승객을 찾아가는 거리 대비' 승차 거리가 짧고 '지체되는 시간 대비' 요금도 적어 콜비를 받는다 해도 '콜 거부'를 하는 것이 택시업계 현실"이라며 "콜택시 도입 20년이 넘도록 해결되지 않은 기존 택시 콜센터들의 콜거부 문제가 '콜택시 앱'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평균적으로 개인택시 운전자들의 연령이 50대 후반이다.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연령대가 높은 기사들이 앱을 설치 후 본 앱을 실용적으로 사용할 지 의문"이라며 "콜택시 앱 출시 후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용자들도 택시기사들의 콜 거부 현상이 지속되면 '콜택시 앱'에 대한 필요성을 못 느낄 가능성이 크다.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서울의 직장인 양모(29)씨는 "서울에서 택시를 이용할 경우 단거리를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때마다 콜택시 앱들의 '콜 거부'가 이어진다면 굳이 앱을 사용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와 관련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본 앱을 만들기 전 택시업계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단거리 위주로 영업을 하는 택시가 있는 반면 장거리 위주인 택시가 있는 등 기사들마다 영업 성향이 달랐다"며 "어느 하나의 영업 성향에 미리 맞춰 장치를 마련하기보다 택시 기사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영업활동이 잘 이뤄지는지, 아니면 양쪽에 불편사항이 있으면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고 추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 앱 운영에 익숙하지 않은 연령대 기사들에 대해서는 개별 설명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고 지속적인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택시기사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들어 앱이 확산되는데 먼저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