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건설 부채비율 640% 급증·아이에스동서 영업익 67%↓우미건설 순차입금 1년새 3배 증가·SGC이앤씨 매출 반토막 계룡건설 수주액 145%↑·한신공영 자체사업 매출비중 급증
  •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세창 금호건설 부회장, 권민석 아이에스동서 부회장, 이석준 우미건설 부회장, 이우성 SGC이앤씨 사장.ⓒ각 사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세창 금호건설 부회장, 권민석 아이에스동서 부회장, 이석준 우미건설 부회장, 이우성 SGC이앤씨 사장.ⓒ각 사
    국내 중견건설사들의 올 3분기 수익성 개선여부에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오너 2·3세가 경영전면에 나서고 있는 중견건설사 가운데 금호건설, 아이에스동서, 우미건설, SGC이앤씨 등은 수익성이 악화한 반면 계룡건설, 한신공영 등은 실적반등으로 흑자폭을 키워 눈길을 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건설 3분기 매출은 3871억원, 영업손실은 157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5.4%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누적매출은 1조3927억원으로 13.2% 줄었고 영업이익도 167억원에서 1872억원 손실을 나타냈다.

    재무부담도 가중된 양상이다. 올 3분기 금호건설 총부채는 1조3434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9.9% 증가했다. 특히 총자본이 55.4% 줄은 2097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작년말 기준 260.2%였던 부채비율은 올상반기 기준 302.7%로 상승했고 3분기엔 640.5%로 급등했다.

    현재 금호건설을 이끌고 있는 박세창 부회장은 2002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후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상무, 금호타이어 부사장, 아시아나IDT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지난 2021년 금호건설 사장에 올랐다. 이후 사장취임 2년만에 부회장이 됐다. 

    문제는 박세창 부회장 취임이후 금호건설이 영업이익 하락 등 실적반등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1116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2년 559억원으로 줄었고 작년엔 218억원으로 다시 반토막이 났다. 올해도 3분기까지 1872억원 손실을 기록해 사실상 실적이 내리막을 걷고 있다.

    각종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지만 오너 3세 박세창 부회장의 책임경영은 사라진 모습이다. 작년말 조직개편을 통해 박 부회장을 중심으로 경영진을 꾸렸지만 올초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등재되지 않았다. 금호건설은 2020년이후 오너일가가 이사회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오너2세인 권민석 부회장이 이끄는 아이에스동서 또한 실적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이에스동서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연결기준 매출과 영영이익은 각각 3926억원과 2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1% 줄었고 영업이익은 67% 감소했다. 순손실 36억원이 발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같은기간 이자보상배율은 2.48에서 0.97로 줄었다. 이자보상비율이 1이면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돈을 이자지급비용으로 다 쓴다는 의미로 이자보상비율이 1보다 클 경우 해당기업은 자체수익으로 금융비용을 충분히 부담하고 추가이익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오너 2세인 이석준 우미건설 부회장 체제에서 종합 디벨로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우미건설도 상황은 비슷하다. 감사보고서만 공개하고 있는 우미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22억원으로 2년전 1399억원에서 41% 급감했다. 동기간 당기순이익은 952억원에서 354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차입금 증가세가 눈에 띈다. 우미건설 총차입금은 2022년 5232억원에서 지난해 9417억원으로 증가했고 총차입금 의존도도 40%까지 늘었다. 전체 자산의 40%가 갚아야 할 외부자금인 것이다. 기업이 진 빚인 순차입금은 동기간 2112억원에서 6005억원으로 약 3배 늘었다.

    3분기 연결기준 SGC이앤씨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전년동기 44억원대비 75% 급감했다. 같은기간 매출도 5056억원에서 2510억원으로 1년 사이 반토막이 났다. 

    반대로 총차입금은 1404억원에서 4398억원으로 213% 늘었고 금융이자비용도 덩달아 87억원에서 199억원으로 128% 증가했다. 외형성장과 내실강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셈이다. 

    저조한 실적이 이어지면서 오너3세 이우성 대표이사 사장 어깨도 무거워졌다. 2022년 11월 대표로 취임하며 경영전면에 나섰던 이 사장으로선 실적개선을 통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지만 시장상황이 녹록치 않다.
  • ▲ (위쪽) 최문규 한신공영 사장과 이승찬 계룡건설 회장ⓒ각 사
    ▲ (위쪽) 최문규 한신공영 사장과 이승찬 계룡건설 회장ⓒ각 사
    반면 오너 2세가 경영전면에 나서면서 실적개선중인 중견건설사도 있다. 

    오너 2세 이승찬 회장이 이끄는 계룡건설은 공공공사 수주에 적극 대응하며 실적방어에 나서고 있다. 3분기준 계룡건설 영업이익은 258억원으로 지난해 146억원 대비 77% 증가했다. 

    매출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다. 계룡건설 올 3분기 누적매출액은 2조392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2% 증가했다. 이런 추세가 급격히 꺾이지 않는다면 3조원대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누적수주액은 2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기간 1조8000억원 보다 145% 늘었다.

    한신공영은 오너 2세인 최문규 대표이사는 건설불황에도 불구하고 부회장 승진 1년만에 실적을 반등시키며 성과를 거뒀다. 한신공영은 올 3분기 영업이익 25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42억원에서 200억원이상 늘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역시 39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66억원 가량 증가했다.

    업계에선 한신공영 실적증가엔 최문규 대표가 수익성 높은 자체공사 비중확대에 공을 들여온 점이 주효했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한신공영 자체사업 매출비중은 지난 2021년 22.69%에서 2023년 27.27%까지 올랐고 올 3분기에는 40.64%를 기록했다. 자체사업 분양매출 추이도 올해 3분기까지 4065억원을 기록해 이미 지난해 연간 분양매출 3569억원을 넘겼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중견건설사들은 이제 오너 2세와 3세로 경영승계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인데 업황부진이 겹치면서 오너의 판단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됐다"며 "모듈러사업 진출, 해외수주 전략 등에 따라 실적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