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울렛에 주력하던 백화점업계가 '교외형 아울렛'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도심'으로 진출, 마침내 강남에서 혈투를 벌일 전망이다.
현대백화점이 올해 3분기 송파구에 아울렛을 출점할 예정인 가운데 롯데백화점 역시 서초구 등에서 입지를 물색하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서초구 양재동 복합쇼핑몰 하이브랜드 패션관을 임차해 도심형 아울렛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백화점과 하이브랜드가 보증금이나, 매출액의 일정 비율로 지급하는 임대차 수수료 등을 두고 의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측은 서울에 도심형 아울렛 입지를 살펴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하이브랜드 임차와 관련해서는 아직 확정된 사항이 없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 '빅3' 가운데 가장 많은 아울렛을 운영중인 롯데백화점은 총 14개의 아울렛을 운영, 절반이 넘는 8곳은 도심형에 이른다. 하지만 서울에 있는 곳은 2013년 한화갤러리아 콩코스 자리에 문을 연 서울역점 뿐이다.
지난해 가산 디지털단지 인근에 첫 도심형 아울렛을 연 현대백화점도 올해 하반기에 송파구 장지동 가든파이브에 2호점을 낸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은 이미 가든파이브 라이프동 테크노관 지하 1층∼지상 2층, 리빙관 지하 1층∼지상 4층 등 8개층(영업면적 3만1천㎡)을 10년간 임차하는 계약을 마무리했다.
가든파이브라이프동은 청계천 이주상인 대체상가로 서울시와 SH공사에 의해 건립된 대규모점포로 2009년 9월에 5366개의 구분점포로 구성된 집합건물이다. 총 매장면적 14만5244㎡로 2010년 6월 NC백화점이 7만2000㎡을 임차해 대규모점포업을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내부 공사와 입점 업체 유치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올해 9월에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 롯데·현대·신세계가 서울에서 운영 중인 도심형 아울렛은 롯데아울렛 서울역점과 현대아울렛 가산점 등 강남 상권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곳에 있다. 신세계사이먼의 경우 합작사인 사이먼 프로퍼티 그룹의 방침에 따라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에 집중하고 있다.
이 때문에 롯데와 현대가 계획대로 도심형 아울렛을 확장할 경우 강남·서초·송파 등 서울 동남부는 물론 분당 등 경기도 일부 지역 고객층을 흡수하면서 최근 활력을 잃었던 주변 상권이 다소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양재동은 농협 하나로클럽과 코스트코, 이마트 등 대형 할인매장이 생활·패션 중심 쇼핑몰인 하이브랜드와 기대만큼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가든파이브 역시 개장 당시부터 입점률 자체가 예상치를 밑돌아 실패한 사업으로 꼽혀 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부진한 백화점은 물론 대규모 부지가 필요한 서울 인근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도 이미 포화 상태"라며 "인근 신도시나 이미 입점한 편의시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도심에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쇼핑 공간을 만드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