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250곳 중 알뜰폰 46곳 뿐... "직원들, 수익 적어 소극적 대응... 천덕꾸러기 전락"
  • ▲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KT
    ▲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KT

KT가 지난달부터 자사 이동통신망을 빌려쓰는 알뜰폰 4개 업체들의 판매로 확보를 위해 자사 공식 대리점에서 알뜰폰 시작했지만, 이렇다 할 판매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T 대리점 판매를 시작한 알뜰폰 업체들 역시 사실상 실적이 거의 없다고 아우성이다.

판매 대리점 수가 적은데다, 소비자들에게 알뜰폰 판매 여부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직원조차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달부터 자회사 KT M&S가 운영하는 전국 직영 대리점에서 CJ헬로비전, 에넥스텔레콤, 에스원, KTIS 등 4개 사업자 알뜰폰 판매를 시작했다.

KT M&S의 전국 대리점 수는 250곳. 이중 알뜰폰을 함께 팔고 있는 곳은 46곳에 불과하다. 특히 KT가 자사 매장에 온 손님에게 알뜰폰을 소개할 이유도 없다.

결국 소비자가 더 싼 제품을 요구하거나, 다른 대리점으로 발길을 돌릴 때쯤에서야 '알뜰폰도 있다'는 직원의 소개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알뜰폰 가입을 위해 KT 대리점에 방문한 직장인 A씨(30)는 "KT 대리점에 방문했는데도 알뜰폰에 대한 안내가 없어 판매 여부를 인지하기가 어려웠다"면서 "흔한 전단지 하나 없는데다, 가격 공시도 제대로 안 돼 있고, 직원 역시 판매에 대한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장부를 보며 가격 설명하다, 알뜰폰 가격표가 공개되자 그제서야 설명을 해줬다"면서 "'가격 정책이 안내려 왔고, 가격 할인이 없어 추천하지 않은 것'이라 둘러대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KT 대리점에 알뜰폰 판매를 위탁한 업체들 역시 "처음에 기대를 많이 했지만, 아직까지 실적이 거의 없는 등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유통망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상 KT 대리점 직원이 남의 제품을 판매하는 구조다 보니, 리베이트 등 혜택이 적은 알뜰폰 보다는 자사 제품 위주의 영업을 한 후 마지막에서야 제품 소개를 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한 달동안 일부 매장에서만 시범적으로 운영해 왔다"면서 "직원들에게 판매에 대한 설명과 알뜰폰 업체들의 단말기 확보 등의 작업으로 실적이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 판매대행 계약을 맺은 업체들의 경우 KT망을 사용하는 곳으로, 점유율에 영향을 줄 있는 만큼, 소비자를 대상으로 홍보 확대는 물론, 알뜰폰 업체들 중심으로 한 다양한 이벤트 등을 통해 판매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T가 자체 판매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사업자와 저렴한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를 자사 대리점을 통해 이어주기 위해 국내 이통3사중 처음으로 마련한 이번 정책이, 향후 알뜰폰 판매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