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이어 日이마바리·한진重도 2만TEU급 수주 해운업계서 시작된 '규모의 경쟁', 조선업계로 불붙기 시작
-
-
-
-
▲ 대우조선이 건조한 1만8270 TEU 컨테이너선 시리즈의 첫 번째호선인 '머스크 매키니 몰러'호의 항해 모습ⓒ대우조선해양
대형, 초대형을 넘어 극초대형 컨테이너선 시대가 열리며 조선업계의 수주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저유가 기조로 고수익을 담보하던 해양플랜트 발주가 줄어든 탓에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과 컨선 쪽으로 경쟁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특히 컨선 시장의 경우 한진중공업과 일본 이마바리조선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기존 강자에 앞서 2만TEU급 극초대형 선박 수주에 성공하는 등 무한경쟁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2만TEU급 극초대형 컨선 발주가 줄을 잇고 있다. 2만TEU급 컨선이란 한 번에 20피트짜리 컨테이너 2만개를 적재, 수송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갑만 면적만 축구장 4개 넓이에 달하는 규모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한달 새 일본 MOL과 홍콩OOCL로부터 각각 2만100TEU 4척, 2만1100TEU 6척의 컨선을 수주했다. 일본 이마바리조선도 대만 에버그린이 발주한 2만TEU급 컨선 11척을 대량 수주했고, 지난 6일에는 필리핀 수빅에 위치한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도 프랑스 CMA CGM으로부터 2만600TEU 컨선 3척을 따냈다.
이마바리조선과 한진중공업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등 업계 빅3와 대등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1만9000TEU급 컨선 건조까지 성공했다.
조선사들이 앞다퉈 대형 컨선 기술개발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최근 경기불황 등으로 선박 발주가 급감한 상황에서 몇 안되는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효자품목이기 때문이다. 10여년전만 하더라도 1만3000TEU급 대형 컨선이 주를 이뤘고, 1만8000TEU급 초대형 컨선이 등장한지도 5년이 지나지 않은 만큼 수주경쟁과 함께 기술력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선사들도 조금이라도 더 많은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선박을 만들 수 있는 조선사를 찾는데 혈안이다. 세계 최대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라인은 지난 2013년 중순 대우조선으로부터 인도받은 1만8270TEU 컨선을 항로에 최초 투입한 바 있는데, 2014년 상반기에만 10억 달러(약 1조17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2013년 같은 기간 순이익인 6억3600만 달러보다 43%나 실적을 끌어올린 것이다. 이같은 '규모의 경제'를 확인한 선사들도 연이어 초대형 컨선 발주에 나서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유가로 해양플랜트 발주가 제한되면서 대형 조선사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선종은 컨선과 LNG선으로 한정된다"며 "최근의 상황은 해운업계에서 시작된 규모의 경쟁이 조선업계로 본격 옮겨붙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