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주 남부시장은 전주시 전동 일대 약 1만9505㎡에 위치한 상인 1200명의 생업의 터전이다. 전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조선 3대 시장 중 하나다. 현재도 호남과 충청권 최고(最古)·최대(最大) 시장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전주 남부시장은 주말이면 하루 1만2000여명의 인파로 북적이는 전주의 소중한 문화 자산 중 하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주 남부시장은 전형적으로 쇠퇴해가는 지역 전통시장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1년부터 남부시장 '청년몰'에 서식한 청년장사꾼들이 조금씩 변화를 쌓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이곳의 풍경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전주 남부시장 하현수 상인회장은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가까운 전통시장을 찾아 일단 사람들이 모이고 있고 일부 기존 상인들에는 아직까지 직접적인 매출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야시장 개장으로 전통시장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
청년몰에 입점한 보따리단과 이들을 지원한 사회적기업 이음, 그리고 시장의 재생을 원한 남부시장 상인번영회 등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노력한 결과였다. 현재 33개의 이색적인 가게가 입점해 있는 청년몰은 한옥마을과 더불어 전주의 손꼽히는 관광명소가 됐다.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낸 힘은 다름 아닌 '협동의 리더십'이었다.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젊은 상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일시적 프로젝트로 사회적 기업과 함께 젊은 상인들을 모집하고 창고나 다름없던 남부시장 2층 상가의 자리를 무료로 1~2년간 임대해 주게 됐습니다. 사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일시적으로 시범적으로 운영해보자는 생각이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반응이 훨씬 좋아 일시적 프로젝트가 아닌 지속적으로 청년몰 사업을 운영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일반 점포 임대 가격에 4분의 1도 안 되는 비용으로 청년들에게 창업 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청년들만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시킨 재미있는 상점도 많다. 집시카드 같은 도구를 활용해 고민도 풀고 차도 마실 수 있는 카페라든지 게임을 할 수 있는 보드게임방, 수제쿠키라든지 공방처럼 직접 체험 할 수 있는 곳 등 가지각색 25개의 점포를 30명의 청년 사장님들이 운영하고 있다.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야시장이다. 2014년 10월 셋째 주와 넷째 주 금·토요일 4일간의 시범 개장을 거쳐 그달 31일 정식 개장했다. 전주 남부시장은 지난 2013년 9월 안전행정부 주관 전통시장 야시장 시범지역으로 부산 부평 깡통시장과 함께 선정돼 경관조명과 전광판 설치 등 개장 준비 작업을 거쳤다.
전북도와 전주시, 남부시장상인회가 전주 한옥마을 관광객에게 밤 시간대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전통시장을 활성화할 목적으로 추진한 결과물이 야시장인 것이다.
야시장은 연간 500만명이 넘는 인파가 찾는 전주 한옥마을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시장 중앙통로에서 청년몰 입구까지의 110m 구간에 열십(十)자 모양 배치로 이동 판매대와 기존 상설점포가 각각 35개씩(총 70개) 들어서 있고 경관 조명·전광판·입간판·프로젝터 등으로 화려함도 가미했다.
야시장에서는 콩나물국밥·막걸리·순대국밥 등 향토 음식과 수제소품·잡화·공예품·짚공예품 등을 판매한다. 또 다문화 가정 주민이 만드는 베트남·필리핀·태국·중국음식도 맛 볼 수 있다.소규모 전시회와 음악회, 공연 등 문화행사도 열린다. 매주 금·토요일에 운영되며 11월부터 3월까지는 오후 6시~10시, 4월부터 10월까지는 자정까지 문을 연다.
하 회장은 "전주 한옥마을과 연계된 남부시장이 위기를 맞고 있는 전통시장의 활로를 찾는 새로운 모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