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발매소 일부 발권기는 1만원 미만 마권구입 안되고10만원 제한 발권은 '말 장난'… "수십만원 베팅은 모른쇠"지정좌석제 실시후 이용객 항의 빗발 '절반의 실패'경마이용객 "지적좌석 운영은 '큰 손' 위주 영업전략의 일환"가격도 5천원~3만원 천차만별…입장객 차별 논란도 확산인터넷 예약제로 노인 등 컴맹은 입장 어려워 불만 고조 현 회장 '혁신경영·10대 대국민 약속' 물거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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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마사회 현명관 회장이 취임 이후 'Let's Run 혁신경영'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3월 현 회장은 "경마가 90년 이상 운영해 온 원동력은 고객이며, 고객 감동이 진정한 의미…" 라며 "2~3년이후 국민에게 사랑받는 넘버원 공기업을 만들 것" 이라고 강조했다. 선포식서 현 회장은 지역 주민과 상생·레저 스포츠로 경마 인식 확산 등을 담은'10대 대국민 약속'도 했다.

    현 회장이 고강도 혁신경영의 깃발을 올린지 1년이 지났다.
    '상생 경영'은 용산 화상경마장과 마주협회와의 갈등에 막히고, '고객 감동 경영'은 장외발매소 지정좌석제 운영에 따른 고객 불만과 경마공원 주차 대란 등으로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고 있다.

    마사회가 "경마는 건전한 놀이, 레포츠'라며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미사어구
    로 될 위기에 놓였따.
    본지는 현명관 회장이 선포식서 내세운 '혁신경영·10 대국민 약속'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시리즈를 기획했다. <편집자주>



  • # 주말 토요일 오후 오랜만에 화상경마장을 찾은 A씨.
    지정좌석제가 시행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티켓판매소에 가니 자리가 아직 남아있어 입장이 가능했다. 티켓 가격은 1만1,000원. 경마팬들이 붐비는 주말 오후였지만 예전보다 고객이 줄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입장후 10만원짜리 마권을 구입해 OMR카드에 6,000원을 마킹, 자동발권기에서 마권을 구입하려했으나 실패.... 마킹이 잘못됐나 싶어 다시 기입해 발권기에 넣으니 또 실패….
    직원에게 묻자 "이 발권기에선 1만 원 이상만 베팅 가능합니다"라는 말만 되돌아 왔다. 그야말로 어안이 벙벙했다고 한다.


    한국마사회법은 '경마의 공정한 시행과 원활한 보급을 통해 마사의 진흥 및 발전에 이바지하고 국민의 여가 선용을 목적으로 한다'고 목적을 규정하고 있다.  또 '승마투표 약관 제8조 2항'은 100원을 단위로 마권을 발매하되, 1인 1회 구매액을 10만 원으로 제한했다.

    법에도 분명 명시된 규정을 버젓이 어기는 마사회 직원의 행태를 보니 쓴웃음이 나왔다고 한다.

    1인 1회 구매액을 '10만 원으로 제한' 시킨 규정 또한 말뿐...
    여기저기서 10만 원씩 여러 번 나눠 수십만원씩 베팅하는 고객들이 곳곳에서 띄었다.

    최근 한국마사회는 기관 이미지 개선을 위해 명칭 변경, 경마공원 개방 등 다양한 시도를 하는 중이다. 그러나 이에 따라 새롭게 시행되고 있는 장외발매소 좌석정원제에 '이용객 차별'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물론, 화상경마장을 찾는 고객과 직원들 간의 실랑이가 끊이지 않고 있다.

  • ▲ 마사회 장외발매소ⓒ한국마사회
    ▲ 마사회 장외발매소ⓒ한국마사회



    ◇ "1만 원 미만 베팅 안 돼?"… '큰손 장사'만 하겠다는 마사회?

    장외발매소를 가면 마사회법에 명기된 10만원 제한 발권이 '말 장난'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마사회 측은 경마장 이용객들의 도박중독 우려에 "1인당 베팅 액수를 1회 10만원 내로 제한하고 있어 중독 가능성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나 실상은 정반대...

    경마장에서 매 경기 수십~수백만 원씩 베팅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단지 관람을 하거나 가벼운 베팅만을 즐기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장외발매소 일부 마권발매기에서 1만원 미만의 베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마사회가 고액 베팅을 하는 '큰손 고객' 외에 백 원 단위 소액 손님은 외면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보내는 것 같아 씁쓸하기까지 했다.

    이런 문제 때문에 마사회가 도박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소일거리 삼아 장외발매소를 찾던 노인층 고객들을 배려하지 않는 처사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들은 대부분 경마 당일 현장을 찾아 입장하게 되는데, 좌석정원제 시행 후에는 선착순으로 좌석이 다 차면 입장하지 못하고 그냥 발길을 돌려야 한다.

    인터넷으로 예매하려 해도 컴퓨터를 사용하기 힘든 노인층은 소외될 수밖에 없고, 그렇다고 아침 일찍 매표소 앞에 줄을 서는 것도 노인들에게는 힘들다는 것이다.

    더불어 큰 금액으로 베팅하기보다는 경마 자체를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손님들에게는 부담을 준다는 항의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적은 금액으로 즐기는 이들을 오지 못하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왔다.

    마사회측은 "절대 그렇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 장외발매소 좌석정원제는 '절반의 실패'
       좌석티켓 가격 최소 5천원~최고 3만 1000원… 선택 좌석에 따라 이용객도 차별?

    이와 함께 현재 점차 확대되고 있는 한국마사회의 장외발매소 좌석정원제 운영과 관련, 이용객을 차별 대우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좌석 가격도 최소 5천 원서 최대 3만 원이 넘는 경우까지 있으니 백 원 단위 베팅을 하는 이용객에게는 부담스러운 곳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좌석정원제 실시 이후 손님이 줄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마사회는 주차 혼잡·주변 소란 등의 문제 해결과 이미지 개선을 위해 장외발매소에서 좌석정원제를 시작했다.

    그러나 좌석정원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이 갈수록 늘고 있다. 단순히 좌석을 배치하고 인원을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클래스의 좌석을 만들어 놓고 고객들의 선택에 따라 제공되는 서비스가 달라지도록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외발매소의 기존 입장요금은 경마공원과 같이 2천 원이었던 반면 지정좌석 실시 후에는 방문 지점과 좌석 형태에 따라 5천 원, 7천 원, 1만 5천 원에서 3만 원이 넘는 경우까지 생겼다.

    특히 강남 지점의 경우 좌석의 최소 가격이 1만 5천 원으로 기존보다 7.5배 가량 뛰었다.

    이미지를 개선하겠다는 계획 뒤에 그만큼 줄어드는 인원으로 인한 손해를 좌석별 차등 가격을 매김으로써 메꾸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마사회는 "해당 제도 실시로 인한 매출감소액은 증가된 서비스 요금으로 충당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부가된 서비스에 대한 자기부담금일 뿐"이라고 답했다.

    반면 고객들은 "서비스를 차등 제공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내는 돈에 따라 줄 세우기 당하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마사회 측에서는 거론된 문제들에 대해 "서비스 금액에 대한 고객들의 항의가 있어 현재 입장료 체계의 다양화를 검토하고 있으며, 4월 중 발표 예정이다"라며 "제도의 미흡함은 지속해서 고치려 노력하고 있고, 정부에도 계속 건의 중"이라고 반박했다.

    또 일부 마권발매기에서 1만 원 미만 금액으로는 베팅할 수 없다는 지적에는 "그런 경우가 있다는 것은 처음 듣는다"면서도 "각 지점에 따라 정책이 다를 수 있다"고 대답했다.

    경마 자체가 사행성 산업이기에 오랫동안 지적돼 온 문제임에도 마사회 측의 개선이 부진했던 만큼 마사회가 확실한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