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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과 국채금리가 '널뛰기'를 하고 있다.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과 관련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 그리스간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부도위험 지표들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6일 시장정보업체 마킷에 따르면, 그리스의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에 붙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미국 뉴욕시장에서 지난 24일 종가 기준 2707.80bp(1bp=0.01%포인트)로 나타났다.
전날(2604.44bp)과 비교해서는 103.36bp 올랐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하는 파생상품으로 가산 금리(프리미엄)가 붙는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것은 그만큼 해당 국가 또는 기업의 부도 위험이 커졌음을 뜻한다.
지난해 말 구제금융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면서 그리스의 CDS 프리미엄은 상승 흐름을 탔다. 이달 들어서는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와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우려가 나오면서 CDS 프리미엄도 급등세를 보였다.
그리스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 1일(3060.14bp) 처음으로 3000bp대에 진입하고서 등락을 거듭하다 17일 755.45bp 급등해 3402.63bp까지 올랐다.
지난 22일(4505.16bp)에는 하루에 1341.14bp 폭등해 4000bp마저 넘어섰다.
그러나 다음 날인 23일에는 1900.72bp 폭락해 2604.44bp까지 떨어졌다.
그리스의 CDS 프리미엄이 최근 큰 변동성 속에 2000bp대까지 떨어지기는 했지만 부도 위험도는 여전히 높다. 최근 수치는 금융위기 발생 직후(2008년 10월)의 CDS 프리미엄(135.00bp)과 비교했을 때 20배가 넘는다.
포르투갈(160.59bp), 이탈리아(135.96bp), 아일랜드(51.43bp), 스페인(103.14bp) 등 과거 재정위기를 함께 겪은 PIIGS 국가들과 비교해도 그리스의 부도위험 정도는 심각한 수준이다.
그리스 국채 금리 역시 최근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그리스의 3년 만기 국채 금리(24일 기준)는 전날보다 0.98%포인트 오른 연 24.8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31일 금리(연 13.56%)보다 배 가까이 오른 수치다.
올해 2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3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들어 변동성이 더 커진 모양새다.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21일(연 28.53%) 발행 이후 최고치까지 올랐지만 22일과 23일에는 각각 2.22%포인트, 2.42%포인트 급락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최근 급등해 지난 21일(연 13.23%) 2012년 12월 이후 2년 4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22일(-0.74%포인트)과 23일(-0.51%포인트) 이틀 연속 하락했지만 24일 다시 0.38%포인트 올라 연 12.36%로 집계됐다.
그리스 부도위험 지표들의 변동폭은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구성된 채권단 '트로이카'와 벌이는 협상에 따라서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분할금 72억 유로(약 8조4000억원)를 지원하는 조건인 그리스의 개혁안을 놓고 그리스와 채권단이 이견을 보여 협상 전망은 밝지 않은 상황이다.
협상이 불발로 끝나면 유동성 위기에 처한 그리스는 지원금을 받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