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미국·유럽·후순위 위주… 최대 1조 추가손실 예상전체 금융권 해외투자 절반 이상 보험사 보유… 금감원도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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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험회사의 해외오피스 투자 자산 중 20%가량이 '문제자산'으로 드러났다. 팬데믹 시기 재택근무 도입으로 오피스 사업장의 가격이 고꾸라지면서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 이상의 잠재손실이 지속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2일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6월 기준 생명보험사의 해외오피스 자산 중 20.7%, 손해보험사의 경우는 21.7%가 문제자산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해외오피스 업황이 예년 대비 악화한 결과다.이 분석은 생보사 12곳(교보·NH농협·동양·DB·미래에셋·삼성·신한라이프·ABL·KDB·KB라이프·한화·흥국생명보험)과 손보사 11곳(현대해상, 메리츠화재, 흥국화재, DB·KB·한화·NH농협·롯데·하나손해보험, 코리안리, SGI서울보증)을 대상으로 한다. 대형사들이 모두 포함돼 있다.문제자산은 △공사가 지연 또는 중단된 자산 △이자 또는 배당지급이 중단된 자산 △투자조건이 조정 중이거나 조정 완료된 자산 △차주의 EOD(Event of Default·기한이익상실) 선언이 발생한 자산을 뜻한다.금감원 업무 보고서 상에서 나오는 분류를 활용한 것으로 부실우려 사업장 등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조건에 부합하는 문제성 자산을 묶은 것이다.관건은 향후 추가 손실인식 수준이다. 해외오피스자산 가격하락률 추이를 감안하면 선·중순위 대출은 손실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손보사들은 가격 하락이 두드러진 미국과 유럽 지역 오피스를 97% 취급했고 후순위·에쿼티(equity)의 비중이 56%다. 이는 전체 해외오피스 투자 중 54%로 절반 이상이다.아시아 지역에도 일부 분산투자한 생보사보다 손보사의 잠재 리스크가 더 높은 셈이다. 생보사의 미국·유럽 비중은 74%, 후순위·에쿼티 비중은 26%다.손실 발생 시나리오를 단계별로 가정한 결과 손보사의 추가 손실 범위는 4200억~1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생보사는 2400억~8800억원 규모가 예상된다.앞서 금감원은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 중 부실 우려 사업장 규모를 2조6100억원으로 발표하면서 해외부동산 투자 물량이 가장 많은 보험업권을 주시하겠다는 시그널을 보낸 바 있다. 보험사가 보유한 해외부동산 투자자산(31조2000억원)은 금융권 전체 해외부동산 투자 규모(56조3000억원)의 절반 이상인 55.3%에 달한다.금융업계 관게자는 "장기 상품 취급으로 부채 듀레이션이 큰 보험업권 특성상 투자자산의 기간도 매칭되는 장기물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투자는 사실상 닫힌 상황이고 해외오피스 가격은 오를 조짐이 보이지 않아 해외대체투자 중 지역과 사업장 특성별로 옥석을 가리는 투자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