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에 '검색-동영상-콘텐츠' 입혀 경쟁력 높여'제자리 걸음' 구글 방어 안간힘... "IoT 시대, 새 검색왕 탄생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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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가장 두려워하는 기업이 페이스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겉으로 보기엔 삼성과 애플 등도 구글과 사업영역이 겹치면서 경쟁을 벌이는 듯 하지만, '검색'으로 먹고 사는 구글 입장에선 이들 기업과의 승패보단 '밥그릇 쟁탈전' 성격을 띠고 있는 페이스북과의 대결에 목을 맬 수 밖에 없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검색사이트 구글(Google)은 사실상 검색 서비스를 통해 돈을 벌고 있다.
구글 홈페이지 접속 횟수에 비례해 광고 매출이 오르락 내리락 하기 때문에 광고와 검색은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구글 사이트에서 정보를 찾으려 '구글링(Googling)'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광고 매출도 풍족해진다고 보면 된다.
구글의 지난해 매출 172억5800만 달러 가운데 광고 매출만 155억800만 달러에 달했다.
구글이 기발한 상상력을 앞세워 끊임없이 본업 외 다른 사업영역에 발을 뻗는 이유도 결국 구글링을 늘리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구글 조직 내에는 '엑스(X)'라는 특공대가 있다. 엑스의 임무는 인류가 처한 문제점을 찾아 하나씩 해결하는 것이다. 뜬 구름 잡는 목표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하나같이 돈벌이가 되는 사업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헬륨풍선을 띄워 오지지역 사람들도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룬 프로젝트(Loon Project)가 대표적 예다.
그러나 인터넷 사용을 가능케 해 구글링 횟수가 늘어난다면 구글 입장에선 손해볼 게 없다.
구글이 최근 이동통신사업에 직접 뛰어든 것 역시 이와 같은 연장선에서 벌어진 현상이다.
구글이 애플 아이폰과 더불어 안드로이드 폰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까닭에 이번 통신사업 진입을 두고, 애플에 견제구를 날리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구글이 이 서비스를 자체 스마트폰인 '넥서스6'에서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구글은 스마트폰 사업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적자에 허덕이며 속앓이를 하는 건 사실이지만 스마트폰 사업을 크게 벌이겠다는 계획은 없다. 단지 와이파이를 활용해 싼 요금으로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케 하겠다는 전략만 있을 뿐이다. 이렇게 되면 구글링 횟수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구글의 대항마로 페이스북(facebook)이 뜨고 있다.
세계 1위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기업인 페이스북은 구글을 통째로 날려버릴 충분한 힘을 갖고 있다. 과거 구글이 야후(Yahoo)를 밀어냈던 것처럼 페이스북이 구글의 저격수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얘기가 관련업계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다.
페이스북은 올해 1분기(1~3월) 동안 35억4000만 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하루 10억회가 넘는 페이스북 검색 숫자가 단단히 한몫을 했다. 모바일 검색을 늘리겠다는 페이스북의 정책이 시장에서 먹힌 것이다.
페이스북도 구글과 마찬가지로 광고 매출이 전체 수익의 90%가량을 차지한다. 아직 구글에 비해선 덩치가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최근 몇 년 간 제자리 걸음에 머물러 있는 구글과 달리 페이스북은 해마다 사세를 키우고 있다.
특히 검색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은 구글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페이스북은 사용자를 찾고 연결시켜주는 데 주력해 왔다. 문서 검색은 구글과 같은 외부 서비스에 의존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정책을 급선회해 검색 기능을 강화키로 결정했다.
벌써부터 구체적인 후속조치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페이스북이 지난 3월 쇼핑 검색 엔진 업체 '더파인드'를 인수키로 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도 최근 페이스북을 플랫폼으로 여러 콘텐츠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의 이런 행보는 검색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구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메신저라는 탄탄한 텃밭을 통해 검색과 동영상 등 다양한 분야로 문어발 식 확장을 해나간다면 구글과의 밥그릇 싸움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페이스북은 이미 구글이 독점하다시피 했던 동영상 시장에 눈독을 들이며 전쟁이 임박했음을 예고했다. 구글의 '유튜브'와 맞서기 위해 페이스북은 올 초 동영상 속에 360도 입체영상 시스템을 도입키로 한 것이다.
또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과거에 공유했던 게시물 등을 살펴볼 수 있는 '과거의 오늘(On This Day)' 기능을 추가하며 구글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은 단순히 검색만 하는 시스템이 아닌 좋은 정보를 찾은 낸 뒤 친구들과 손쉽게 공유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며 "구글과의 접점이 큰 만큼 두 공룡기업간 대결이 초읽기에 들어간 듯하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인터넷 검색계의 제왕이었던 야후는 모바일 시대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당시 존재감이 없었던 구글에 검색 1위 자리를 빼앗겼다"며 "다음 변화는 사물인터넷(IoT)이다. 구글이 IoT 시대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한다면 페이스북이나 다른 후발 업체에 검색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