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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전세계 선박발주가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한국 조선업계는 비교적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소형 화물선에 대한 수요가 대폭 줄고 대형 컨테이너선,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선종들로 발주가 치우친 영향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누적된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815만CGT(수정환산톤수·제조가 어려운 배일수록 높은 계수를 반영)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1955만CGT와 비교해 60%가까이 급감한 수치다.
유가하락 등 영향으로 해양플랜트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고, 경기침체가 지속되며 화물선 운임 등도 바닥을 보이고 있어 업계 전반적으로 발주 자체가 뚝 끊겼다는 분석이다. 그나마 대형 컨선 및 LNG선 등에 대한 수요가 일부 이어져 고급 기술로 무장한 국내 대형조선사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숨통을 트고 있다.
실제 한국의 올 1월~4월까지의 수주실적은 353만CGT로, 전년 동기(489만CGT)의 72%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중소 화물선 건조를 주력으로 하는 중국과 일본의 경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의 1월~4월 수주실적은 171만CGT로 지난해 같은기간(887만CGT)과 비교해 약 80% 줄었고, 177만CGT의 일본도 작년(392만CGT) 대비 절반에 못미치는 성적을 보이고 있다.
CGT 기준 4월 국가별 수주실적에서도 53만CGT의 한국이 중국(29만5000CGT)과 일본(15만CGT)을 누르고 3개월째 1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월별 수주실적에서 1위를 지켜오다, 지난 1월 한 차례 일본에 1위 자리를 내준 바 있다. 중국의 수주 부진은 4월에도 계속됐다. 중국의 월별 수주실적이 30만CGT 이하로 내려간 것은 2009년 6월 이후 6년 만의 일이다.
클락슨 선가지수는 지난 3월에 이어 4월에도 133포인트를 기록했다. 클락슨 선가지수는 지난 2013년 3월 126포인트를 저점으로 반등하는 양상을 띄다, 지난해 6월 140포인트를 기록한 후 재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조선업이 불황인지라 중국, 일본 업체들보다 상대적으로 낫다는 것이지 한국도 어려운 것은 매한가지"라며 "한국의 경우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조선소들에 국한된 얘기로 중소조선사들의 경우 여전히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고 말했다.